백악관도 씁니다, “국설 라방 많관부~”[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4일 12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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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L’ ‘TWF’ ‘FWIW’가 대체 무슨 말?
신세대 구세대 모두 알아야 할 소셜미디어 용어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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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의회에서 신년 국정연설을 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백악관 홈페이지
2022년 3월 의회에서 신년 국정연설을 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백악관 홈페이지
“POTUS set to deliver SOTU on February 7.”
(대통령이 2월 7일 국정연설을 할 예정이다)

최근 CNN에 이런 기사가 떴습니다. ‘POTUS’ ‘SOTU’가 무슨 뜻일까요. ‘POTUS’는 많이 알려졌습니다.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미국 대통령’의 줄임말입니다. ‘@POTUS’는 미국 대통령이 사용하는 트위터 아이디입니다. 대통령의 부인 ’First Lady of the United States’는 ‘FLOTUS’라고 합니다. 연방대법원은 ‘SCOTUS’(Supreme Court of the United States)입니다.

‘SOTU’는 매년 초 대통령이 의회에서 하는 국정연설 ‘State of the Union’의 줄임말입니다. 뒤에 연설을 뜻하는 ‘Address’가 붙지 않아도 국정연설을 의미합니다. CNN 기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월 7일 국정연설을 할 예정이다”라는 뜻입니다. 기사 제목은 간결해야 하므로 줄임말을 썼습니다. ‘set’은 수동형으로 ‘정해지다’ ‘계획이다’라는 뜻입니다.

긴 단어나 구절의 머리글자를 따서 줄인 것을 ‘abbreviation’(어브리비에이션) 또는 ‘acronym’(애크로님)이라고 합니다. POTUS, SOTU 외에도 줄임말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줄임말을 모르면 미국인들의 대화에 끼기 힘듭니다. 미국인들이 많이 쓰는 줄임말을 살펴봤습니다.

줄임말 ‘IRL’은 ‘디지털 세상’과 대비되는 ‘실제 세상’이라는 뜻이다. 미리엄웹스터 사전
“Would love to see you soon IRL!”
(조만간 만나고 싶어!)

우선 초급입니다. 가장 흔한 줄임말 ‘IRL’은 ‘In Real Life’의 약자입니다. ‘실제 세상’ ‘실제로’의 뜻입니다. ‘in reality’와 같습니다. 젊은 세대가 익숙한 온라인 세상과 반대되는 개념입니다. 온라인으로 친해진 뒤 대면하고 싶을 때 “love to see you IRL”이라고 합니다. 유명인을 실물로 봤는데 매우 친절했다면 “he was very nice irl”이라고 합니다.

‘ROFL’은 ‘Rolling on the Floor Laughing’의 약자입니다. ‘바닥을 데굴데굴 구를 정도로 웃기다’는 뜻입니다. ‘LOL’(Laugh Out Loud)보다 강한 버전입니다. “That photo made me ROFL”는 “그 사진 때문에 정신없이 웃었다”라는 뜻입니다. 강조하고 싶다면 “ROFLMAO”를 쓰기도 합니다. “Roll on the Floor Laughing My Ass Off”(엉덩이가 닳을 정도로 구르다)라는 뜻입니다. ‘TMI’도 많이 씁니다. ‘Too Much Information’의 줄임말로 ‘너무 많은 정보’라는 뜻입니다. 친구가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얘기를 미주알고주알 늘어놓을 때 “TMI”라고 하면 “인제 그만 됐다”라는 뜻입니다.

실은 초급보다 쉬운 예비급도 있습니다. 소셜미디어가 나오기 이전부터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기본적인 줄임말들입니다. 특히 비즈니스 서신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LMK’는 ‘Let Me Know’(나에게 알려 달라)를 줄인 것입니다. 팀장이 팀원에게 보낸 e메일에 “LMK if you know”라고 적혀 있으면 “알게 되는 즉시 나에게 보고해 달라”는 뜻입니다. ‘ETA’는 ‘Estimated Time of Arrival’로 ‘도착 예정 시간’을 말합니다. ‘NBD’는 ‘No Big Deal’(별일 아니다), ‘OMW’는 ‘On My Way’(지금 가는 중이다), ‘NVM’은 ‘Never Mind’(신경 쓰지 말라)입니다.

줄임말 ‘TFW’는 ‘바로 그 기분’이라는 뜻이다. 미리엄웹스터 사전
줄임말 ‘TFW’는 ‘바로 그 기분’이라는 뜻이다. 미리엄웹스터 사전
“TFW your boss asks you to hop on a quick video call”
(상사가 갑자기 화상회의 하자고 할 때의 바로 그 기분)

중급에는 속마음을 말해주는 것들이 많습니다. 대놓고 말하면 쑥스러우니까 줄임말로 암호처럼 말합니다. ‘TFW’는 ‘That Feeling When’의 줄임말로 ‘바로 그 기분’이라는 뜻입니다. 인터넷에는 재미있는 사진이나 동영상들이 많습니다. 그런 동영상의 제목이나 댓글에서 ‘TFW’를 볼 수 있습니다. 팬데믹 시대에 장난치다 들킨 아이 사진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사진 옆에 “TFW your boss asks you to hop on a quick video call”이라는 제목이 붙여져 있습니다. “당신의 보스가 갑자기 화상회의 하자고 할 때의 바로 그 기분”이라는 뜻입니다. 딴 짓하다 들킨 재택근무자의 난감함을 말해줍니다. TFW 뒤에 얼마나 날카로운 현실 풍자가 나오느냐가 관건입니다.

‘FOMO’는 ‘Fear of Missing Out’(놓치는 두려움)을 줄인 것입니다. 파티, 모임이 많은 미국에서는 초대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FOMO’라는 단어로 표현합니다. 원래 ‘FOMO Syndrome’(포모 증후군)이라는 심리학 용어로 출발했습니다. ‘포모 마케팅’도 발달했습니다. “Don’t get FOMO. Get a ticket now!”(소외되기 싫다면 지금 표를 사라!)

줄임말 ‘FWIW’는 ‘내 의견을 말하면’이라는 뜻이다. 라이브어바웃 홈페이지
“I’m sorry you had to quit your job. I think you made the right decision, FWIW.”
(직장을 그만뒀다니 유감이야. 하지만 내 의견을 말한다면 옳은 결정이라고 생각해)

고급은 미국 문화를 알아야 온전한 의미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대화 예절을 중시하는 미국인들은 상대방의 면전에서 다른 의견을 말하는 것을 꺼립니다. 반대 의견을 꼭 말하고 싶다면 ‘FWIW’를 써서 상대의 기분을 떠봅니다. ‘For What It’s Worth’의 줄임말로 ‘내 의견이 가치가 있다면’ ‘내 의견을 말한다면’이라는 뜻입니다. 내 의견이 상대보다 낫다는 조롱의 뉘앙스도 포함됩니다. ‘IMHO’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In My Humble opinion’(내 변변치 않은 의견을 말하자면)의 약자입니다. ‘FWIW’가 ‘의견’이라면 ‘IIRC’는 ‘기억’을 의미합니다. ‘If I Recall Correctly’를 줄인 것으로 ‘내 기억이 맞는다면’이라는 뜻입니다.
명언의 품격
1959년 영국 의회에서 윈스턴 처칠 총리(왼쪽)와 존 아버스넛 피셔 제독(오른쪽). 위키피디아
1959년 영국 의회에서 윈스턴 처칠 총리(왼쪽)와 존 아버스넛 피셔 제독(오른쪽). 위키피디아
‘OMG’는 ‘Oh My God’의 줄임말입니다. 놀라움, 기쁨, 혐오감, 창피함 등 다양한 감정이 포함된 감탄사입니다. 미국에서는 여성들이 감정을 과장되게 표현할 때 자주 씁니다. 미국 드라마를 보면 젊은 여성들이 또래 친구들과 수다를 떨 때 “오! 마이! 갓!”이라고 한 단어씩 힘줘서 말하는 장면이 곧잘 등장합니다. 대표적인 ‘Valley Girl English’(밸리걸 잉글리시)입니다. 캘리포니아 주 샌페르난도 밸리에 사는 허영심 강한 여성들이 쓰는 영어라는 뜻입니다.

“O.M.G.(Oh! My God!) - Shower it on the Admiralty.”
(오마이갓 - 그것을 해군에게 내려주십시오)

그런데 ‘OMG’의 유래를 따져보면 뜻밖에도 남성적입니다. 군대가 배경입니다. 1917년 제1차 세계대전 때 존 아버스넛 피셔 제독이 윈스턴 처칠 해군 장관에게 보낸 서신에 ‘OMG’가 처음 등장합니다. 피셔 제독은 드레드노트급 전함 개발을 주도한 유명한 군인입니다. 그는 자신의 상관인 처칠 장관에게 보내는 서신에서 독일군에 대항하는 영국 해군의 전투력에 대해 통탄하면서 “O.M.G.”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처칠 장관이 줄임말을 이해하지 못할까 봐 괄호 속에 ‘Oh! My God!’라는 설명도 붙였습니다.
실전 보케 360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의 설립자 제임스 다이슨. 다이슨 홈페이지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의 설립자 제임스 다이슨. 다이슨 홈페이지
실생활에서 많이 쓰는 쉬운 단어를 활용해 영어를 익히는 코너입니다. 오늘은 영국 억만장자 제임스 다이슨에 관한 내용입니다. 진공청소기와 헤어드라이어로 유명한 다이슨사를 설립한 제임스 다이슨은 영국에서 두 번째 부자로 꼽힙니다. 그는 최근 데일리 텔레그래프지 기고에서 영국 정부의 경제정책이 “근시안적이고 어리석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대로 나가면 2030년에는 영국 경제가 폴란드보다 못한 지경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Growth should not be seen as a dirty word.”
(성장은 더러운 단어가 아니다)

다이슨은 영국 정부가 만든 각종 규제가 기업들의 성장 의지를 꺾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성장’을 ‘더러운 단어’로 보는 문화가 있다고 합니다. ‘dirty’는 ‘더러운’이라는 뜻입니다. 외관적인 ‘지저분함’보다 사회 통념상 ‘추잡함’이라는 뜻이 강합니다. 외관적인 더러움에는 ‘messy’라는 단어를 더 많이 씁니다. ‘dirty little secret’(감추고 싶은 비밀) ‘dirty cop’(부패 경찰)처럼 불법적이고 음침한 분위기를 냅니다.
이런 저런 리와인드
동아일보 지면을 통해 장기 연재된 ‘정미경 기자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칼럼 중에서 핵심 아이템을 선정해 그 내용 그대로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오늘은 2018년 9월 11일 소개된 워싱턴의 줄임말 문화에 관한 내용입니다. 줄임말은 사회 전반에서 쓰이지만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은 정치권입니다. 정치 현상을 간결한 줄임말로 쓰면 풍자 효과가 큽니다.

▶2018년 9월 11일자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180911/91923948/1

미국 서점에 진열된 밥 우드워드 기자의 책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 사이먼앤슈스터 출판사 홈페이지
미국 서점에 진열된 밥 우드워드 기자의 책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 사이먼앤슈스터 출판사 홈페이지
최근 워싱턴 정가가 시끄럽습니다. 워터게이트 특종 기자 밥 우드워드의 신간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와 뉴욕타임스(NYT)에 실린 행정부 고위관리의 익명 기고 때문입니다. ‘공포’와 NYT 기고 모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비판하는 내용입니다.

“Op-ed sparks high-stakes whodunit in Washington.”
(기고문은 워싱틴에서 고강도 추리게임을 촉발했다)

NYT는 기고문 필자를 “senior administration official”(행정부 고위관리)이라고만 소개했을 뿐 실명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전직 관리도 아닌 현직 관리가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입니다. 한 매체는 “워싱턴에서 필자에 대한 추리게임이 벌어지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whodunit’(후더닛)은 추리 소설이나 영화를 말합니다. ‘who has done it’(누가 그 일을 했느냐)의 줄임말입니다.

“How many individuals are there in the administration who fit the bill?”
(행정부에서 몇 명이 조건을 충족시키느냐?)

기고문 필자가 궁금한 NYT 독자가 올린 댓글입니다. ‘bill’은 ‘청구서’를 말합니다. ‘fit the bill’은 ‘고지서에 맞추다,’ 즉 ‘조건을 만족시키다’라는 뜻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몇 명이 ‘고위관리’에 포함되느냐”라는 의미입니다. NYT는 “we don’t know either”(우리도 모른다)라는 솔직한 답글을 달았습니다. ‘고위’(senior)의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입니다.

“Only the Obama WH can get away with attacking Bob Woodward.”
(오바마의 백악관은 밥 우드워드를 공격하고도 무사한 유일한 행정부다)

‘공포’가 출간된 후 트럼프 대통령은 우드워드 기자를 “바보” “거짓말쟁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우드워드 기자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2013년 우드워드 기자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비판하는 책을 썼을 때 트럼프는 “오바마의 백악관이야말로 밥 우드워드를 공격하고도 무사한 유일한 행정부일 것”이라며 우드워드 기자를 치켜세웠습니다. ‘WH’는 ‘White House’의 줄임말입니다.

“The book is a total BS.”
(그 책은 완전 헛소리다)

트럼프 대통령 밑에서 일하는 존 켈리 비서실장은 우드워드 기자의 책을 “total BS”(완전 헛소리)라고 평가절하를 했습니다. ‘BS’는 비속어 ‘bullshit’의 줄임말입니다. ‘Total BS’를 줄여서 ‘TB’라고도 합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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