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군, 피아노에도 부비트랩 설치…죽을뻔한 우크라 10세 소녀

  • 뉴시스
  • 입력 2022년 5월 16일 11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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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민간인 집에 있는 피아노에까지 건드리면 부비트랩(건드리면 터지는 폭발 장치)을 설치해 10세 소녀를 비롯한 일가족이 목숨을 잃을 뻔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북부 부차를 떠나야 했던 타티아나 몬코는 지난주 딸 다리나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온 다리나는 가장 먼저 피아노를 치고 싶었다. 연주를 막 시작했을 때, 타티아나는 피아노 위에 있는 다리나의 트로피 위치가 바뀐 것을 알아챘다.

이상한 느낌에 피아노 뚜껑을 열고 안을 들여다본 타티아나는 겁에 질렸다. 피아노 망치에 ‘VOG-25P’ 수류탄으로 만든 부비트랩이 설치돼 있었던 것이다.

다리나가 피아노를 연주하다 이 부비트랩을 건드렸다면 수류탄이 폭발했을 위험한 상황이었다. 타티아나의 눈썰미로 다행히 터지지 않았고, 우크라이나 폭발물 처리 전문가들에 의해 무사히 제거됐다.

이외에도 러시아군 약탈로 집은 난장판이 돼 있었으며, 다리나가 가장 좋아하는 밴드의 친필 사인 포스터도 찢어져 있었다.

타티아나는 “얼마나 더 많은 재능 있는 우크라이나 아이들이 이 전쟁의 위험 속에서 살해되거나 납치돼야 하냐”며 “러시아가 하는 모든 행동은 피아노에 있던 폭발물과 같다”고 분노했다.

이어 “노래 부르고 시를 읽던 다리나의 행복한 삶이 러시아인 때문에 망가졌다”면서 “전쟁에 관한 관심과 우크라이나인 지원이 약해진 것 같다. 전 세계가 전쟁을 막기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안톤 게라슈첸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보좌관도 사연을 전하면서 “기적적으로 피아노에 숨겨져 있던 수류탄이 터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사악하고 잔인하다” “군대가 인간성을 잃도록 훈련됐다”, “할리우드에서 일어날법한 일이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다”, “어머니의 본능이 가족을 살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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