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가입, 핀란드·스웨덴은 되고 우크라는 안되는 이유

  • 뉴시스
  • 입력 2022년 5월 13일 12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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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과 핀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서두르는 것을 보면서 우크라이나 국민들 사이에 ‘우리는 왜 안되나’라며 가입을 바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가입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유한 두 나라의 나토 가입은 1년 안에 이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가입 전망은 매우 희박하다. 이유는 딱 하나다. 나토로선 ‘공동방위원칙’ 때문에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나라를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면 회원국에 대한 공격은 동맹국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원칙에 따라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움직임이 러시아를 위협한다며 침공의 명분으로 내세웠고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은 러시아를 자극해 전쟁이 확전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가입이 초래하는 확전 위험성 말고도 우크라이나는 독립 이래 부패가 만연한 문제가 있었다. 이 때문에 법에 의한 통치 등 나토 가입 조건을 충족하기 어려웠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수십년 동안 활기찬 민주주의 체제를 지켜왔다.

나토 가입은 30개 회원국 모두의 동의가 필요한데 우크라이나는 이 점도 충족하기 어렵다. 다음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지 못한 이유들이다.

◆전쟁 발발과 함께 나토 가입 포기

핀란드와 스웨덴은 1994년 나토의 평화협력국 프로그램에 가입해 나토 회원국으로 가입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긴밀한 동맹관계를 유지했다. 핀란드는 이미 가입 선언 방침을 발표했으며 스웨덴도 수일내로 공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러시아와 전면전에 휘말린 우크라이나의 가입은 어렵다. 지난 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나토 가입이 2019년 개정된 우크라이나 헌법에 포함돼 있다며 가입 의사를 강조했지만 전쟁이 일어난 뒤 3월 젤렌스키 대통령은 가입 의사를 철회했다. 우크라이나는 나토 회원국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신호였다.

그의 발언은 나토 불가입을 전쟁 종식의 조건으로 내세우는 러시아의 요구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3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평화협상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영구 중립국 선언 용의를 밝히면서 그런 입장을 확인했다.

◆나토 가입 자격 요건 충족 불가능

나토 회원국이 되려면 3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유럽국으로서 민주주의와 개인의 자유, 법에 의한 통치를 지지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지도자들은 이 조건을 충족했다고 주장하지만 미국과 유럽 당국자들은 생각이 다르다.

지난 2020년 국제투명성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부패도는 180개 회원국 가운데 모든 나토 회원국보다 낮은 117번째였다.

우크라이나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하고 러시아 침공에 맞서는 군사력을 보여줬지만 여전히 나토의 집단안보 원칙을 실천할 수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서방 당국자들도 있다.

우크라이나의 군사력 수준과 무관하게 지정학적 장애도 있다. 우크라이나는 모든 회원국들이 동의해야 한다는 세번째 조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것이다. 프랑스와 독일은 과거 우크라이나 가입에 반대한 적이 있으며 회의적 입장을 보인 나라들도 여럿 있다.

◆미국 우크라이나 가입에 미온적

미국도 우크라이나 가입에 미온적 입장을 고수해왔다.

2008년 나토는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에 언제가 나토 가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구체적 가입 시기를 제시하지 않았고 이후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미 당국자들은 1949년 나토 설립 조약에 명기된 정책을 바꿔서 푸틴을 무마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유럽국들에게 가입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백악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가입 의사를 무산시키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푸틴이 전면 침공을 감행하기 전인 지난 1월 미국과 러시아 및 유럽 나토 회원국들이 힘든 협상을 거쳐 바이든 정부가 당장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지원할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대외 군사개입이 늘어나는 것을 우려해 우크라이나 가입을 지지하길 꺼려왔다. 전문가들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20년 전쟁이 나토 확대 열기를 냉각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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