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서 성폭행해도 돼” 아내한테 허락받은 러軍 잡혔다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4월 26일 14시 20분


코멘트
러시아 군인 로만 비코프스키(27)와 아내 올가 비코프스카야. 자유유럽방송(RFE/RL) 유튜브 갈무리
러시아 군인 로만 비코프스키(27)와 아내 올가 비코프스카야. 자유유럽방송(RFE/RL) 유튜브 갈무리

“우크라이나 여성은 성폭행해도 괜찮아.”

아내와 이같은 내용의 대화를 주고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던 러시아 군인이 우크라이나군에 체포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매체 TCH와 오보즈레바텔에 따르면, 러시아 내 대표적 반(反)푸틴 인사인 일리야 포노마레프(Ilya Ponomarev) 전 의원은 “우크라이나 여성 성폭행을 주제로 아내와 통화한 크림반도 출신 러시아 군인 로만 비비코프스키(27)가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 이지움 인근에서 우크라이나군에 포로로 잡혔다”고 주장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인 국가보안국(SBU)은 지난 12일 남부 헤르손 지역에서 감청한 로만과 그의 아내인 올가 비코프스카야의 30초짜리 통화 내용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한 바 있다.

해당 통화 녹음에서 아내 올가는 남편 로만에게 “그래 거기서 그냥 해. 우크라이나 여성들을 성폭행해”라면서 “아무 말 안 해도 돼. 이해해”라며 웃었다. 로만이 “성폭행하고 너한테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라고 묻자 올가는 “그래. 내게 아무 말도 하지 마”라고 대답했다. 로만이 “정말 그래도 돼?”라고 재차 묻자 올가는 웃으며 “응, 허락할게. 대신 콘돔 잘 써”라고 당부했다. 아내가 남편의 전쟁 성범죄를 사실상 묵인한 셈이다.

러시아 군인 로만 비코프스키(27)와 아내 올가 비코프스카야. 우크라이나 매체 ‘유로마이단프레스’ 트위터 갈무리
러시아 군인 로만 비코프스키(27)와 아내 올가 비코프스카야. 우크라이나 매체 ‘유로마이단프레스’ 트위터 갈무리
자유유럽방송(RFE/RL)은 지난 15일 이들의 신상을 공개하면서 두 사람과 통화한 내용을 전했다. 당시 로만은 헤르손이 아닌 러시아 흑해함대가 주둔 중인 크림반도 세바스토폴 항구에 있다고 주장했고, 올가 또한 남편은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로만이 이지움 인근에서 체포되면서 부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지움은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인 하르키우주의 동남부 도시로, 동부 돈바스와 남부 흑해로 향하는 관문이다. 러시아군이 돈바스 공세에 앞서 점령에 박차를 가했던 지역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군은 이지움을 가로질러 흐르는 강에 놓인 다리를 폭파해 러시아군의 남쪽 진격을 막았지만, 러시아군의 3주 가까이 이어진 시도 끝에 결국 도시 남쪽도 점령됐다. 이지움은 이달 초 러시아군에 넘어갔고, 주민 수천 명이 도시에 봉쇄된 상태다.

다만 이지움 주변에선 러시아군을 막으려는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이 계속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렉산드르 모투자니크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이지움 주변 몇몇 정착촌에서 러시아군을 격퇴했다”며 “이지움 주변은 러시아군 부대가 가장 많이 집결한 곳”이라고 밝혔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