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마리우폴에 대한 조기 승전선언… 저항군은 봉쇄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22일 0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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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아직 대형 제철소안에 2000여명이 우크라이나 군이 항전을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서둘러 승전을 선언하고 러시아 군에게 제철소 강제 진입을 하지 말도록 명령했다.

푸틴은 그 대신에 항전의 보루인 제철소에 대해 “ 파리 한 마리도 새어 나오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봉쇄하라”는 명령을 러시아군에게 내렸다.

푸틴은 광대한 크기의 아조우스탈 제철소 단지 안의 복잡한 지하 통로의 미로에 숨어 있는 결사적인 저항군을 소탕하려다가 러시아군의 희생이 클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푸틴의 이런 발언들은 마리우폴 시내에서 러시아군이 죽였다고 우크라군이 주장하는 주민들의 시신이 매장된 200여개의 새 집단 무덤들이 위성사진들을 통해 세계에 공개된 이후에 나온 것이다.

막사르 테크놀러지가 공개한 이 사진들은 마리우폴 교외의 만후쉬 마을에 있던 기존의 공동묘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새로 생긴 엄청난 수의 무덤들이 끝없이 이어진 광경을 보여주었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러시아군이 “자기들의 전쟁범죄를 숨기기 위해 마리우폴 시민들의 시신을 가져다가 만후쉬에 매장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마리우폴 시의회도 21일 자체 텔레그람 메시지를 통해 만후쉬에 있는 대형 무덤에 마리우폴 시민이 9000여명 묻혀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이첸코시장은 러시아의 만행을 1941년 우크라이나의 유대인들 3만4000여명을 학살한 나치독일군의 학살 사건 “ 바비 야르”사건의 복사판이라고 규정했다.

거의 두 달 동안 전술적으로 집중 포격을 당한 마리우폴시는 대부분 연기와 폐허로 변했다.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에서 가장 중요하고 아직 그다지 심한 피해를 입지 않은 항만 일대를 거의 점령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가 계산한 수천 명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군은 아직도 몇 주일 째 대형제철소를 근거지로 완강하게 항전을 계속하고 있으며 러시아군의 집중 포화와 반복되는 항복 명령에도 굴복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

이 곳에는 약 1000명의 민간인들도 갇혀 있다고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말했다.

러시아군은 부대를 들여보내 저항군과 전면전으로 유혈사태를 보는 것보다는 모든 저항군이 식량과 탄환이 떨어져 항복할 때까지 봉쇄작전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푸틴이 서둘러 마리우폴 승전을 선언한 것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 곳이 아직까지는 러군이 가장 큰 승리를 거둔 곳이기 때문이다.

마리우폴 점령으로 러시아는 2014년에 강점한 크름반도와 러시아 사이의 해안 통로 교두보를 확보했다. 그로 인해 이 곳에서 현재 전력을 집중하고 있는 동부 돈바스 지역까지의 해안을 확보하고 전투에 유리한 국면을 맞을 수있게 되었다.

푸틴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함께 기자회견을열고 “ 마리우폴에 대한 해방 전투의 완성은 대 성공이었다”고 승전선언을 한 뒤에 그를 칭찬했다.

쇼이구는 제철소 안의 소탕작전도 3-4일이면 끝난다고 말했지만 푸틴은 그런 산업시설의 지하통로와 복잡한 미로를 소탕하는 작전은 소용없다면서 러시아군의 희생이 따르는 진입보다 무기한 봉쇄작전을 명령했다.

이 제철소는 무려 11평방 키로미터의 넓이에 24km에 달하는 터널들과 벙커가 지하에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곳이다.

영국의 퇴역장군 크리스 패리제독은 “ 러시아의 계획은 우크라이나군이 도시 중심에서 버티고 있는 어려운 지점을 탈환하기 보다는 우크라이나군을 멀리 우회하고 포위해서 점령지를 넓히고 대승리를 선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키이우( 우크라이나)=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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