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민간인 대피 위한 인도주의 통로 개설…일시 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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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3월 5일 16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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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5일 우크라 동부 도네츠크주(州) 러군 봉쇄 도시인 마리우폴과 볼노바카에서 민간인 탈출을 위해 일시·부분 휴전을 선언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 3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부 대표단 간 2차 휴전 협상에서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 공동 제공에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이 발발한 지 열흘 만에 첫 ‘합의에 의한 휴전’이란 점에서 이행 시 의미가 있다.

◇러·우 “인도주의 통로 개방…5시간 동안 대피 가능”

리아노보스티·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5일 성명을 내고 “모스크바 시간으로 오전 10시(우크라이나 시간 오전 9시·한국시간 오후 4시)부터 ‘침묵체제’를 선포하고, 마리우폴과 볼노바카에서 인도주의 통로를 개방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러시아와의 일시·부분 휴전 합의 사실을 확인했다.

CNN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보좌관인 미카일로 포돌랴크도 트위터를 통해 “현재 마리우폴과 볼노바카에는 인도주의적 대피 통로가 열릴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일시적으로 러시아와 휴전에 들어갔다”라고 발표했다.

리아노보스티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시 당국도 “(우크라이나 시간으로) 오전 11시부터 5시간 동안 이 도시를 떠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마리우폴은 전날부터, 볼노바카는 지난달 28일부터 러군에 봉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마리우폴이 며칠간 무차별적 공격을 받은 끝에 러시아군에 봉쇄됐고, 단수·단전 및 식량 고갈 등 인도적 위기를 겪고 있다”면서 인도주의 통로 마련을 요청했다.

드미트르 루비네츠 볼노바카 시 의원은 가디언 인터뷰에서 “러군 폭격으로 시의 90%가 피해를 입었다. 시신이 바닥에 그대로 있고 대피소에 숨었던 사람들도 식량이 바닥난 상태”라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아조프해를 낀 항구도시 마리우폴은 러시아군과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득세한 도네츠크주 최남단에 있는 인구 45만 규모 도시다. 함락 시 동부전선과 크림반도 남부전선이 하나로 이어져 러군의 동남부 우위가 막강해지는 전략 요충지다. 이 때문에 우크라군과 러군 양측 모두 필사적인 공격과 방어로 격전을 벌여왔다. 닷새간 쉼없이 계속된 포격으로 식수와 난방, 전기 공급이 끊기고 식량도 고갈돼 인도적 위기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볼노바카는 이번 침공 전 8년간 계속된 동부 내전 당시 최전선 마을로,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친러 지역이다.

◇러·우 휴전합의 이행 첫 사례…높아지는 3차 협상 기대감


이번 인도주의 통로 가동은 지난 3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부 대표단 간 2차 휴전 협상에서 인도주의 통로 마련을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양측은 민간인 대피 및 의약품·식량 전달을 위한 인도주의 통로를 공동 제공하고, 통로가 가동될 때에는 전쟁을 일시 중단하기로 한 바 있다.

약속대로 인도주의 통로가 정상 가동돼 민간인 대피가 이뤄질 경우 이번 합의 첫 이행 사례가 된다.

이에 이번 주말 중 벨라루스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3차 협상 관련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4일 밤 “러시아는 벨라루스에서 우크라이나와의 3차 회담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통화에서 이 같은 내용을 언급한 뒤, 이를 확인한 것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도 “3차 회담은 내일(5일)이나 모레(6일) 열릴 것”이라며 “우린 계속 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협상을 통해 궁극적으로 즉각적인 (전체) 휴전과 러시아군 철수를 목표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를 추구하고 있다.

앞서 양국 정부 대표단은 지난달 28일 벨라루스 우크라 접경 지역 호멜주에서 약 5시간 동안 첫 협상을 가진 데 이어, 지난 3일 벨라루스 폴란드 접경 지대 벨라베슈 숲에서 약 2시간 동안 2차 협상을 가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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