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살해된 이스라엘 여성 5명, 딥러닝 기술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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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16일 2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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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BBC 동영상 캡처
사진=BBC 동영상 캡처
남편에게 살해당한 이스라엘 여성 5명이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을 통해 ‘부활’했다.

15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D-ID는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남편에게 살해당한 여성 5명을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탄생시켰다.

이들은 국제 여성에 대한 폭력 근절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이들 5명이 생전에 촬영한 사진들을 애니메이션으로 영상화했다. 여기에 여배우들의 목소리를 더빙해 입혀 여성 학대에 대한 경계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D-ID의 마케팅·성장 파트 매슈 커쇼 부장은 “AI가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실제 말하고 얼굴을 움직이는 방식을 딥러닝을 통해 학습한 뒤 5명의 희생자들의 생전 사진으로 이들이 말하며 움직이는 영상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2019년 남편 엘리란 말룰에게 살해된 미칼 셀라는 영상 속에서 “나는 목숨을 잃었지만 오늘 나는 여러분들 앞에서 ‘내 목소리를 들어보라’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셀라는 지난 2019년 갓 태어난 딸 앞에서 남편의 흉기에 찔려 32세의 나이로 숨졌다. 남편은 지난달 살인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셀라는 여성들이 질투심이 많고 강박적인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있다면 주위에 도움을 청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셀라는 “만약 그와 헤어지는 것에 대해 당신이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면, 이 문제를 가까운 사람과 가정폭력 전문가에게 공유해야 한다. 그들은 당신이 안전하게 이별하고 다시 빛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부디 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당신 자신의 목소리도 들으라”고 말했다.

셀라의 여동생 릴리 벤 아미 미칼 셀라 포럼 대표는 화면에 뜬 언니를 보고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폭력에 대항하는 백신을 만드는 것이 이러한 캠페인의 목표다. 셀라가 겪었던 경험을 공유해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집에서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스라엘 복지부는 2021년 국내 폭력 상담 전화에 걸려온 통화가 지난해보다 10% 증가했다고 밝히며 폭력 근절을 강조했다.

송영민 동아닷컴 기자 mindy59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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