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연준, 내년-내후년 각각 3차례씩 기준금리 올릴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15일 14시 02분


코멘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현재의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속도를 높여 내년 6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에 착수할 것이라는 월가의 전망이 나왔다. 연준은 14~15일(현지 시간) 이틀 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15일 오후 새로운 통화정책방향을 발표한다. 물가 지표가 계속 악화되고 있어서 이날 연준은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통화 긴축 속도를 기존보다 앞당기는 방안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CNBC방송은 이코노미스트와 주식전략가, 자산운용가 등 31명의 월가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14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연준이 테이퍼링 규모를 현재의 월 15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로 늘려서 내년 3월에 자산 매입을 마무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또 연준이 내년과 내후년 각각 3차례씩 기준금리를 올려 2023년 말에는 금리가 1.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첫 금리 인상 시점은 내년 6월로 예측됐다. 올 9월 같은 조사 때는 전문가들이 내년 말까지는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 답했는데 이에 비하면 인상 시점이 반 년 이상 앞당겨진 것이다. 응답자들은 또 연준의 금리 인상은 2024년 5월 2.3%에 이른 뒤 종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미국 경제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인플레이션은 내년 2월 정점을 찍은 뒤 완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내년에도 물가상승률은 연준 목표치 2%보다 훨씬 높은 4%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응답자의 41%는 현재의 구인난이 장기간 계속될 것으로 봤고 31%는 인플레이션이 오래 갈 것으로 봤다. 올해 크게 오른 미국 증시는 내년에 1.5%만 상승하며 숨고르기를 한 뒤 2023년에는 다시 6% 급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월가는 대체로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기존의 경기부양 기조를 접고 대대적인 긴축을 시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CNBC방송은 “연준은 15일 극적인 정책 전환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시장은 연준이 테이퍼링의 속도를 높여 내년 3월에 끝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최근 발표된 11월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이 근 40년 만에 최고치인 6.8%까지 오르는 등 인플레이션 상황이 계속 악화되는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더해 14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1년 전보다 9.6% 급등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고 시장 예상치도 넘어섰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인플레이션이 더 이상 ‘일시적’이지 않다는 점을 공식화할 수도 있다.

연준의 긴축 가속이 예상되면서 이날 미국 증시는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특히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14% 내리며 하락장을 주도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