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결혼식장서 음악 연주한다고 ‘총격’…범인은 탈레반 자처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11-01 19:00수정 2021-11-0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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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북부 쿤두즈 지역 시장을 순찰하는 탈레반 대원. 사진=게티이미지
아프가니스탄의 한 결혼식장에서 음악을 연주한다는 이유로 하객이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프간 동부 낭가하르주의 결혼식장에 탈레반을 자처한 3명이 난입해 총기를 발포, 3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

당시 결혼식장에 있던 목격자는 “한 젊은 남성이 분리된 방에서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는데 총격범들이 들어와 총격을 가했다. 부상자 2명은 위중한 상태”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스스로 탈레반이라고 말한 총격범이 음악 연주를 중단하려 했다”며 “이들은 탈레반을 대표해 행동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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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3명 중 2명은 체포했고 1명은 도주했다. 개인적인 다툼에 이슬람 에미리트(탈레반 정부 국호)의 이름을 사용한 이들은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라 처벌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샤리아를 엄격히 따르는 탈레반은 과거 집권(1996~2001) 당시 음악을 전면 금지했다. 이들은 카세트테이프와 음악CD 등을 파괴하고 노래 부르기는 물론 음악의 연주와 감상마저 금지했다. 허용되는 것은 간단한 멜로디에 맞춰 기도문을 낭독하는 ‘나쉬드(Nasheeds) 등이다.

20년 만에 정권을 장악한 탈레반의 정책은 과거와 다르지 않다. 지난 8월 탈레반 자비흘라 무자히드 대변인은 “이슬람에서는 음악이 금지돼있다. 사람들에게 압력을 가하는 대신 그들 스스로 음악을 연주하지 않도록 설득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민요가수 파와드 안다라비. 유튜브 ‘Caravan’ 갈무리
탈레반의 음악탄압은 지도부보다는 소속 대원들의 독자적인 판단으로 자행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아프간 대중들의 사랑을 받던 민요 가수 ‘파와드 안다라비’가 집에서 끌려 나와 처형됐으며 지난달 카불의 한 노래방에는 탈레반 대원들이 들이닥쳐 악기를 부수고 간판을 철거한 뒤 손님들을 추방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같은 음악탄압에 지난달 4일 아프간 국립음악학교(ANIM)에 다니던 학생과 졸업생, 교수진 등 101명은 아프간을 탈출해 인도적 차원에서 망명을 허용하는 포르투갈로 탈출했다.

호주로 피신해있던 아마드 사르마스트 이사장은 이들의 탈출 소식에 “기뻐서 몇 시간을 울었다. 포르투갈에 다시 학교를 세워 학생들이 계속 교육을 받고 음악 연주 등 대외할동도 이어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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