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끊긴 아프간… 500달러에 아이 팔기도

김민 기자 입력 2021-10-27 03:00수정 2021-10-27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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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보도… “배고파 어쩔 수 없어”
취재팀에 “아이 살 것인가” 묻기도
의료진도 4개월 동안 급여 못 받아
“지원 없으면 어린이 100만명 사망”
사진 AP 뉴시스
8월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 재집권 이후 해외 원조가 끊긴 아프가니스탄에서 굶주린 가족이 어린 딸을 500달러(약 58만 원)에 팔고 있는 현장을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25일 BBC는 아프간 서부 헤라트의 한 마을을 찾아 아직 걷지도 못하는 딸을 한 남성에게 돈을 받고 보내기로 한 가족을 인터뷰했다. 아이의 어머니는 BBC에 “내 자식인데 어떻게 슬프지 않겠냐”며 “다른 아이들이 굶주리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아버지는 “집에 밀가루도 기름도 아무것도 없다”며 “딸이 자라 내 선택을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배가 고파 죽을 것 같아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BBC에 따르면 이 가족은 아이를 판 돈 500달러 중 절반이 조금 넘는 돈을 먼저 받았다. 이 돈이면 남은 가족 5명은 수개월은 버틸 수 있다고 한다. 아이를 데려가기로 한 남성은 나중에 아이를 자신의 아들과 결혼시키겠다고 했지만 아이의 미래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고 BBC는 전했다. BBC 취재진은 이 마을에서 이들 외에도 자녀를 판 사람들이 더 있다고 보도했다. 취재팀에 다가와 아이를 사갈 의향이 있는지 물어본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BBC는 헤라트 지역의 병원에서 벌어지는 일도 소개했다. BBC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이들이 굶주린 채 치료도 제대로 못 받고 죽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병원 의료진은 4개월 동안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병원에 입원한 어린이 5명 중 1명은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BBC는 전했다. 아프간 현지의 비극적인 상황은 탈레반 재집권 후 해외 원조가 끊기고 자금이 동결되면서 심각해지고 있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후 국제사회는 탈레반을 공식 정부로 인정하지 않아 금융 자산을 동결하고 지원도 끊었다. 그 결과 아프간은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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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아프간의 5세 미만 영유아 320만 명이 극심한 식량난에 처했다며 빠른 시일 내 지원하지 않으면 100만 명에 가까운 아프간 아이들이 급성 영양실조 등으로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WFP는 “아프간에 인도적 지원을 위한 자금 동결 해제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아프가니스탄#아프간 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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