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가난한 나라에 백신 비싸게 팔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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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美 16달러… 콜롬비아 30달러”
저소득국 판매량 화이자의 11% 수준
“이윤 말고는 아무 책임 없는 듯 행동”

부유한 나라에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이 몰린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특히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가난한 나라를 등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더나는 일부 중진국에 선진국보다 오히려 비싼 값을 받고 백신을 팔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백신 데이터 조사업체 에어피니티 자료를 인용해 “백신 제조사 중 모더나의 부자 나라 판매 비중이 가장 높다”고 9일 보도했다. 자료에 따르면 저소득 국가에 수출된 모더나 백신은 총 90만 회분으로 화이자 백신(840만 회분)이나 존슨앤드존슨 백신(2500만 회분)에 비해 크게 적었다. 모더나는 국제 백신공유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에 올해 최대 3400만 회분을 공급하겠다고 했으나 아직 1회분도 보내지 않았다.

모더나는 또 가격협상력이 떨어지는 일부 나라에는 값을 더 받았다. 모더나는 백신 1회분 가격을 미국에는 15∼16.5달러, 유럽연합(EU)에는 22.6∼25.5달러로 책정했지만 태국과 보츠와나, 콜롬비아에는 각각 28, 29, 30달러를 받았다. 페르난도 루이스 콜롬비아 보건장관은 “우리 정부가 주문한 코로나19 백신 중 모더나가 가장 비싸다”고 했다. 톰 프리든 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모더나는 이윤 말고는 아무런 책임도 없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모더나 측은 생산량이 한정된 가운데 EU 등 먼저 주문한 곳에 물량을 보내는 것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각국의 주문량과 빈부 정도를 고려해 가격을 책정한다”고 했다. 모더나는 백신 개발 과정에서 미국 연방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고 올해 수익은 약 200억 달러(약 2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모더나#국가별 백신 공급 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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