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北 극초음속 미사일, 안보리 결의 위반…조치 논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30일 14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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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새로 개발했다는 극초음속미사일의 시험발사 장면을 29일 공개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 미사일의 이름이 ‘화성-8’형이라며 관련 사진을 보도했다. 우리 군은 전날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북한이 새로 개발했다는 극초음속미사일의 시험발사 장면을 29일 공개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 미사일의 이름이 ‘화성-8’형이라며 관련 사진을 보도했다. 우리 군은 전날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보고 이에 대한 조치를 검토 중이다.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모색하며 앞서 발사된 북한의 장거리 순항미사일과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응을 자제해 왔던 것과는 달라진 움직임이다. 개발 성공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전략무기 개발에 북한이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을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고위당국자는 29일(현지 시간)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대응에 대한 본보의 질의에 “우리는 최근 발사의 구체적인 내용들을 분석 중”이라며 “우리는 그 어떤 새로운 (무기) 역량도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역내와 국제사회의 불안정을 초래하는 불법적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보인다”며 “뉴욕에서의 다음 조치에 대해 동맹국들과 협의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뉴욕의 조치’는 유엔 안보리에서의 대북제재 위반 대응을 의미한다.

미 국방부 당국자도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한 분석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며 “다음 조치들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동맹들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발사된 북한의 장거리 순항미사일이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논평에는 없었던 ‘다음 조치’를 언급한 게 눈에 띈다.

유엔 안보리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의 요청으로 30일 오전 10시 비공개 회의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소식에 대한 논평 요청에 “매우 충격적인 보도”라며 “우리는 한반도 발전을 위한 유일한 방법은 당사자들에 의한 외교적 관여라는 것을 여전히 확신한다”고 답변했다.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에 이어 다탄두와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내놓을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들은 북한이 올해 초 제 8차 당 대회에서 개발을 공언했던 전략 무기들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무기 전문가인 안킷 판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날 트위터에서 “김정은은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8차 당대회에 내놨던 군사 현대화 목록에 따른 길을 가고 있다”며 “그 리스트 안에 다탄두 ICBM과 고체연료 ICBM이 포함돼 있었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드니 사일러 미국 국가정보국(DNI) 산하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 담당관은 이날 “북한은 수년 동안 긴장을 유발하려 했으며 이는 북한이 계속 조명받게 한다”고 분석했다. 무력시위나 도발을 통해 미국과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어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이 전략적으로 한국과 관계 개선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내놨다. 남북 간 교류가 이뤄질 때마다 북한 내부에서 문화, 정치적 영향을 놓고 논쟁이 벌어지기 때문에 북한은 한국과의 교류로 인한 비용이 가치보다 크다고 생각한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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