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외무장관 “아프간, 이렇게 빨리 무너질 줄 몰랐다” 인정

  • 뉴시스
  • 입력 2021년 9월 2일 10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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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외무장관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후 탈레반이 도시를 서서히 장악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판단 착오였다고 인정했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은 이날 영국 하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카불이 올해 안에 (탈레반에) 넘어갈 것 같지 않았다”고 밝혔다.

라브 장관은 “정보 당국은 가장 가능한 시나리오로 서방 군대 철수 후 서서히 무너지는 것을 예상했다”며 “이건 나토 동맹국 사이에서 널리 공유된 견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카불이 무너지는 속도와 규모에 놀랐다”며 “이번 정보 평가 방식으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인정했다.

이날 하원에선 영국 외무부가 지난 7월 작성한 보고서에서 미군과 나토 철수 이후 탈레반이 급격히 진격할 수 있으며, 도시와 아프간군이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는 질타도 있었다.

지난달 15일 카불이 탈레반에 함락되기 전 영국인과 아프간 조력자들을 구출한 시간이 있었는데, 당국이 안일하게 대처해 전원 대피에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다만 가디언은 해당 보고서 복사본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구체적인 시기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영국은 탈레반의 카불 함락 이후 2주간 자국민과 영국에 협력한 아프간인 1만5000여명을 대피시켰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대피 작전을 두고 ‘왓츠앱을 통한 됭케르크 작전’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라브 장관은 아프간에 남아 있는 영국인이 500명 안쪽이라고 밝혔으며, 월리스 장관에 따르면 대피 대상인 아프간인은 1100명으로 파악된다.

한편 라브 장관은 아프간에 남아 있는 자국민과 현지 조력자 대피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이날 저녁 아프간 주변국을 순방할 예정이다.

라브 장관은 탈레반 사무소가 있는 카타르 도하를 먼저 방문한 뒤, 파키스탄을 찾아 제3국을 통한 대피 경로 구축 관련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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