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장관, 탈레반 장악 한달 전 카불 함락 경고받았다”

  • 뉴시스
  • 입력 2021년 8월 20일 14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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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가 한 달 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 넘어갈 수 있다는 경고 전문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부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8월31일 미군 철수 기한이 지나자마자 카불이 함락될 수 있다”는 현지 경고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현지 대사관 직원 등 23명은 국무부 비공개 ‘반대 채널’을 통해 “탈레반이 빠른 속도로 영토를 장악하고 있으며, 아프간군이 결과적으로 붕괴될 것”이라는 내용의 경고 전문을 보냈다.

‘반대 채널’은 국무부 직원들이 정책 관련 우려를 전달하는 통로로, 베트남전 당시 반대 의견이 묵살됐다는 지적에 따라 개설됐다.

전문에서 이들은 늦어도 8월1일에는 대피 작전을 시작하라고 촉구했으며, 미국에 협력한 아프간인 등 특별이민비자 자격이 있는 이들의 개인정보를 미리 등록하고 수집할 것을 요청했다.

국무부는 전보 수신 다음 달인 지난달 14일 대피 대상 아프간인을 위한 연합 난민 작전을 발표했지만, 실질적인 대피 작전은 지난주가 돼서야 시작됐다.

전보 수신인은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정책기획국장으로, 작성 날짜는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하기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13일이었다.

블링컨 장관은 전보를 받고 검토한 뒤, 작전이 진행 중이라고 답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전문 보고 관련 언급은 피하면서 “블링컨 장관은 반대 채널을 환영하고 장려한다”라고만 밝혔다.

국무부가 한 달 전부터 카불 함락 경고를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이 탈레반에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비난은 더욱 커지게 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아프간 정부가 붕괴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 미군 철수 의지를 피력했다.

마크 밀리 미군 합참의장은 지난 18일 브리핑에서 “나를 포함해 누구도 아프간군과 정부가 11일 만에 붕괴할 거라는 징후를 보지 못했다”면서 “결국 (아프간 정부의) 의지와 리더십 문제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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