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은행강도, ‘악필’때문에 실패하고 경찰에 덜미… 징역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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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13일 22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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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필 때문에 실패한 英은행강도. ‘sussex police’ 갈무리
악필 때문에 실패한 英은행강도. ‘sussex police’ 갈무리
영국의 한 은행강도가 직원에게 ‘돈을 내놓으라’는 협박성 메모를 전달했다가 지독한 악필 때문에 범행에 실패했다.

지난 11일 영국 서식스 경찰은 이스트 서식스에서 은행 강도 행각을 벌인 앨런 슬래터리(67)의 체포 소식을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3월 18일 오전 인근 은행을 방문한 범인은 직원에게 다가가 얼른 돈을 내놓으라는 협박성 메모를 전달했다.

하지만 괴발개발 악필로 적힌 탓에 직원은 메모 내용을 도저히 알아볼 수 없던 직원은 이를 무시했고 범인은 빈손으로 돌아갔다.

범인이 현장을 떠나고 천천히 메모를 다시 읽어본 직원은 메모의 내용이 협박임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협박 메모와 은행 CCTV를 입수해 범인을 추적하기 시작했고 같은 달 26일 다른 은행에서 똑같은 강도가 나타났다는 신고 전화를 받았다.

이번에도 범인은 은행직원에게 협박 메모를 전달했다. 이번에는 직원이 메모의 내용을 알아봤고 겁에 질려 2400파운드(약 387만원)를 건네줬다.

직원에 따르면 범인은 한마디 말도 하지 않고 돈을 챙겨 달아났다고 한다.

악필 때문에 실패한 英은행강도. ‘sussex police’ 갈무리
악필 때문에 실패한 英은행강도. ‘sussex police’ 갈무리
4월 1일 범인은 또 다른 은행을 찾아 같은 수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 은행의 직원은 돈을 가져오지 않고 경찰에 신고한 뒤 범인을 제압하려 했다.

직원의 행동에 겁을 먹은 범인은 은행 밖으로 도망쳤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체포됐다.

범인의 자택을 조사한 경찰은 CCTV 속 범인이 입고 있던 재킷과 범행에 사용된 협박 메시지들을 발견했다.

1건의 강도와 2건의 강도 미수 혐의를 받은 그는 모든 죄를 인정했고 징역 4년과 보호관찰 2년을 선고받았다.

수사에 참여한 경찰관은 “은행에서 일하는 직원과 시민들에게 두려움과 고통을 안겨준 사건이었다”며 “법원이 내린 형량에 범죄의 심각성이 반영돼 기쁘다”라고 전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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