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먹다 질식사한 美 장애학생…“부모에 22억원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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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26일 1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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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을 먹다 질식사한 윌리엄스(오른쪽)과 그의 어머니 메건. WPBF 25 뉴스 캡처
치킨을 먹다 질식사한 윌리엄스(오른쪽)과 그의 어머니 메건. WPBF 25 뉴스 캡처
미국의 한 학교에서 치킨을 먹다 질식사한 자폐아의 부모가 22억 원의 배상금을 받게 됐다.

25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지역신문 선센티널에 따르면 전날 팜비치 카운티 교육청은 치킨 너겟을 먹다가 목이 막혀 사망한 자폐 학생 케다르 윌리엄스(당시 19세)의 부모에게 200만 달러(한화 약 22억6000만 원)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윌리엄스와 같은 사고에서 합의금 상한선은 30만 달러(약 3억4000만원)지만 그의 어머니가 연방법원과 주법원에 추가로 소송을 제기해 합의금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팜비치 카운티 교육청 대변인은 “아무리 큰돈이어도 자식을 잃은 부모의 고통을 해결할 수는 없다”면서도 “이번 합의금이 윌리엄스 유가족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합의금 외에 교사와 교직원이 윌리엄스의 이름을 딴 특별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2019년 8월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에 위치한 드와이어 고등학교에 다니던 윌리엄스는 치킨 너겟을 먹다가 목이 막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자폐증을 앓던 윌리엄스는 평소 말이 어눌하고 음식을 먹을 때 자주 목이 막히곤 해, 학교에서 밥을 먹을 때마다 옆에서 지도해줄 전속 도우미가 필요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인력이 부족해 도우미 한 명당 학생 두 명을 배정했고 이를 윌리엄스의 부모에게 알리지 않았다.

윌리엄스가 큰 치킨 너겟을 삼켜 질식으로 고통을 호소할 때 도우미는 다른 학생을 돌보느라 윌리엄스를 챙기지 못했고, 결국 사망하게 된 것이다.

윌리엄스의 어머니 메건은 성명을 통해 “아이가 아침에 학교에 가면서 손을 흔들며 인사했는데 다시는 그 모습을 볼 수 없다면 엄마에게 이보다 끔찍한 악몽은 없을 것”이라면서 “케다르가 없는 삶은 가슴에 큰 구멍이 뚫린 것 같다”고 밝혔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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