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대학이 교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전자 증폭(PCR) 진단검사 자판기를 설치했다. 학생들 스스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함으로써 학교와 지역사회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로이터통신은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이고 캠퍼스(UCSD)가 겨울학기를 맞아 교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자판기를 통해 ‘디아이와이(DIY·스스로 시행하는)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자판기는 지난 2일부터 교내에 11개가 설치됐다. UCSD 측은 앞으로 2주 안으로 9개를 추가로 더 설치해 학생들이 더 쉽고 저렴하게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학생들은 학생증을 이용해 자판기에서 구매한 면봉을 통해 코에서 채취한 표본을 밀봉해 수거함에 넣으면 교내 실험실을 통해 12시간~24시간 안으로 분석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각 검사키트에는 바코드가 있어 이를 통해 개인 스마트폰 앱으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UCSD 산하 ‘코로나식별환경 연구소(EXCITE)’는 지난해부터 지역사회 및 학교에서 적은 비용으로 신속하게 코로나19 검사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왔다. 비강(코)과 목에서 표본을 채취하는 것보다 간단하게 코 앞쪽에서 샘플을 채취하면서 기존의 3분의 1 가격으로 검사를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해당 검사법은 지난 11월 샌디에이고 지역 교육당국으로부터 지역 학교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제공할 수 있도록 승인받았다.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코로나19 증상 유무에 관계없이 주 1회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실제로 자판기가 설치된 후 3일~5일 사흘간 학생 6606명이 검사를 받았으며 그중 120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같은 기간 교직원들은 1322명이 검사를 받아 18명이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인됐다.
프라딥 코슬라 UCSD 총장은 ““간단하고 효과적이며 영향력 있는 놀라운 혁신”이라고 말했다. UCSD 교내 자판기 외에 6개의 드라이브스루 및 워크스루 선별진료소를 운영 중이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거나 코로나19에 노출된 학생들을 위해 6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격리 시설을 운영 중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현재 UCSD 교내에서는 전교생의 4분의 1 수준인 1만여명의 학생들이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학 측은 지역사회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측정하기 위해 PCR 검사와는 별도로 학생 기숙사의 폐수와 하수도를 선별해 24시간마다 수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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