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사활 건 ‘텍사스 소송’…포스트-대선 ‘태풍 핵’으로

  • 뉴시스
  • 입력 2020년 12월 11일 16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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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사활을 건 이른바 ‘텍사스 소송’이 포스트-대선 정국의 태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공화당 주 법무장관과 의원들이 텍사스 소송을 지지한데 이어 민주당 주 법무장관들도 이에 대항해 결집하면서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18개 州 이어 공화 하원의원 106명 가세

10일(현지시간) 미 언론들은 100명이 넘는 미국 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11.3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텍사스주가 연방대법원에 제기한 소송을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 106명은 이날 켄 팩스턴 텍사스주 법무장관이 제기한 대선 불복 소송을 지지하는 법정 의견서(amicus brief)에 서명했다. 공화당 하원의원 196명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CNN이 공개한 의견서에는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공화당 원내총무, 톰 에머 공화당 전미의회위원회 의장, 마이크 존슨 공화당 연구위원회(RSC) 위원장 등이 포함됐다. 스컬리스 원내총무는 하원 공화당 지도부 중 유일하게 서명에 참여했다.

포브스는 자체 입수한 이메일에서 존슨 의원이 동료 의원들에게 서명에 참여할 것을 독려했다고 전했다.

반면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와 공화당 내 하원 서열 3위인 리즈 체니 하원 공화당 의원총회 의장은 서명에 동참하지 않았다고 액시오스는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몇몇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이 같은 움직임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텍사스를 지역구로 하는 공화당 칩 로이 하원의원은 “특정한 주가 연방법원에 또 다른 주의 선거 절차를 문제 삼는 선례를 만들었다”며 “연방제도를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팩스턴 장관은 지난 9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근소하게 승리한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등 4개 핵심 경합주의 우편투표를 무효화해 달라며 연방대법원에 소를 제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소송이 매우 큰 사건”이라며 사활을 걸고 있다. 대선 후보 개인 자격으로 소송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고 대법원에 원고 자격을 요청했다. 자신이 보수 절대 우위 구도로 개편한 대법원을 향해 “현명함과 용기가 필요하다. 대법원이 나라를 구할 기회”라면서 압박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공화당 소속 18개 주 법무장관도 이 소송에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이 중 6명은 직접 소송에 참여하려고 하고 있다. 또한 10명은 10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비공개 오찬을 가졌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반대 세력도 결집…22개 州·워싱턴DC “사법권 남용”

피소된 4개 경합주는 “사법권 남용”이라고 반발했다. 여기엔 텍사스 소송에 반대하는 또 다른 22개 주와 워싱턴DC가 가세했다고 더힐이 전했다.

민주당 소속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 법무장관은 이날 텍사스 소송에 대해 “사법 절차를 선동적으로 남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대법원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이런 남용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법원이 명백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한 대법원이 이 사건을 심리할 경우 변론을 맡을 것으로 알려진 공화당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을 향해 “무능한 병사(sad sack)”라고 폄하했다. 크루즈 의원은 텍사스주 법무차관을 지냈다. 그러나 샤피로는 CNN 인터뷰에서 “솔직히 그는 법적으로도, 감정지수 측면에서도 천재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며 “그는 (그저)무능한 병사”라고 비하했다.

미시간, 위스콘신, 조지아 등 3개 주는 22개 주 및 워싱턴DC가 힘을 보탠 후 펜실베이니아와 같은 맥락의 답변서를 제출했다.

더힐에 따르면 선거법 전문가들은 텍사스 소송이 성공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어빈 캘리포니아대(UC어빈) 릭 헤이즌 법대 교수는 “이것은 소송을 가장한 보도자료”라며 “텍사스가 수천만 유권자들의 선거권을 박탈하려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텍사스는 다른 주 선거 절차에 이의를 제기할 소송 당사자가 될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미국 50개 주와 워싱턴DC는 지난 8일 대선 개표 결과 인증을 마무리했다. 그 결과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306명(트럼프 대통령 243명)의 선거인을 확보해 승자가 됐다. 이번에 피소된 4개 경합주에 걸린 선거인단 규모는 62명이다. 선거인단 선거는 오는 14일로 예정돼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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