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최대 피해’ 美뉴욕, 석달 만에 경제활동 재개…변수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8일 1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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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 어퍼이스트지역 햄버거체인점 쉐이크색. 주문을 하는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띄엄띄엄 줄을 서 있었다. 입구와 매장의 외벽 유리에는 약탈을 막기 위한 나무판이 촘촘히 덧대져 있었다. 뉴욕 최대 쇼핑거리인 5번가의 럭셔리 매장이나 백화점 쇼윈도 역시 비슷한 모습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내려졌던 봉쇄령이 풀리는 ‘1단계 경제활동 재개’ 전날인 데도 맨해튼 도심에서 들뜬 분위기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뉴욕시는 1단계 경제 재개 계획에 따라 8일부터 건설 현장 3만2000곳, 비필수 유통업종 회사 1만6000곳, 제조기업 3700곳의 제한적 영업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이 업종에서 일하는 약 40만 명이 일터로 복귀할 수 있게 됐다. 2월 29일 뉴욕시에서 코로나19 첫 확진 환자가 나온 지 100일, 3월 22일 재택명령이 내려진 지 78일 만이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7일 트위터에 “우리는 재출발을 위한 첫 번째 큰 걸음을 내딛는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세계 대도시 중 코로나19로 가장 심각한 피해를 겪은 뉴욕시의 재기는 미국 전역이 본격적으로 경제활동 재개 국면에 들어갔다는 것을 뜻한다. 7일 현재 뉴욕시의 누적 코로나19 환자는 20만3819명, 사망자는 2만1844명이다. 4월 초 하루 신규 환자가 6000명 넘게 발생하고 사망자도 하루 590명까지 치솟았으나 이달 4일에는 신규 환자는 153명, 사망자는 13명까지 줄었다. 뉴욕시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 88만5000개가 사라졌다.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틈타 벌어지는 약탈 행위 등이 경제활동 활성화의 변수로 남아 있다.


코로나19가 안정적으로 통제될 경우 뉴욕시는 이르면 2주 뒤 식당의 야외 영업, 사무직 복귀, 미장원과 상점의 매장 내 영업 등이 허용되는 2단계 조치에 들어갈 수 있다. 기업과 당국은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지 않도록 안간힘을 쓰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브루클린 네이비야드의 기술기업 육성거점인 ‘뉴랩(Newlab)’은 복귀 직원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고 가까이 가면 진동이 울리는 장비를 지급했다. 건설공사 현장에서는 시행사·시공사와 노조가 거리두기를 위한 근무시간 단축과 조정에 합의했다. 뉴욕 지하철에서는 승객들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됐고, 섬유회사들은 재봉틀마다 플라스틱 칸막이를 설치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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