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몰렸던 네타냐후, 총리 연임 성공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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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연정협상 극적 타결… 軍출신 간츠와 총리 번갈아 맡기로
對이란-팔 강경정책 계속될듯

개인 비리로 위기에 몰렸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71·사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슈를 등에 업고 연임에 성공하면서 5선 고지에 올랐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보수 리쿠드당은 중도 성향의 청백당과 극적으로 연립정부 협상을 타결했다.

20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리쿠드당과 군장성 출신 베니 간츠 대표(61)가 이끄는 청백당은 비상내각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네타냐후 총리와 간츠 대표는 그동안 연정 구성을 위한 협상에서 누가 먼저 총리를 할지와 주요 정책을 놓고 갈등을 빚어 왔다.

양측은 코로나19에 대한 위기 극복 인식을 공유하면서 극적인 타결을 이뤄냈다. 21일 기준 이스라엘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3883명(사망자 181명)으로 중동에서 터키와 이란 다음으로 많다. 연정 협상의 걸림돌로 여겨진 네타냐후 총리의 부패 혐의 재판은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3월에서 5월로 연기됐다. 외국인 입국 제한 등 강력 조치로 네타냐후 총리의 지지도가 상승하기도 했다.

총리 임기(3년)의 전반 18개월은 네타냐후 총리가, 후반 18개월은 간츠 대표가 총리를 맡기로 합의했다. 표면적으로는 ‘윈윈 상황’으로 보이지만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승리’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총리직을 계속 유지하게 돼 당장 다음 달 열리는 자신의 개인 비리 관련 재판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요르단강 서안지구(팔레스타인 자치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 합병 같은 정책 추진도 용이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11월 재선에 성공하면 네타냐후 총리의 ‘트레이드마크’로 여겨지는 팔레스타인과 이란에 대한 강경 정책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성일광 건국대 중동연구소 연구원(한국이스라엘학회장)은 “네타냐후 총리에 비해선 다소 온건하지만 간츠 대표 역시 안보 면에선 강경하다”며 “간츠 대표가 집권한 뒤에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과 이란에 대한 강경한 안보 정책은 계속되고 이로 인해 중동 정세가 불안해질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이스라엘#네타냐후#총리 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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