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영웅’ 리원량 사망으로 공산당에 대한 신뢰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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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실태를 외부에 최초로 알린 중국 의사 리원량(李文亮·34)이 7일 사망했다. . (웨이보 캡처) 2020.2.7/뉴스1
중국 우한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실태를 외부에 최초로 알린 중국 의사 리원량(李文亮·34)이 7일 사망했다. . (웨이보 캡처) 2020.2.7/뉴스1
중국 우한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실태를 외부에 최초로 알린 중국 의사 리원량(李文량亮·34)의 사망에 중국 누리꾼들이 슬픔과 분노를 표시하면서 중국 공산당의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이 8일 보도했다.

8일 오전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는 리원량의 죽음과 관련된 글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은 뮤지컬 ‘레미제라블’ 삽입곡 ‘민중의 노래가 들리는가’의 가사나 “건강한 사회에는 단 하나의 목소리만 있어선 안 된다”는 리원량이 남긴 말을 끝없이 리트윗하고 있다.

중국 정부에 더욱 비판적인 이들은 ‘나는 표현의 자유를 원한다’(#IWantFreedomOfSpeech)는 해시태그를 달고 있다.

한 웨이보 이용자는 “웨이보에서 가장 많이 검색되는 뉴스는 전부 당국이 보여주길 원하고 그들이 바라는 거짓으로 만들어졌다. 표현의 자유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전염병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전부 다 쇼다. 나는 이 나라를 사랑하지만 나라의 통치자는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우한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실태를 외부에 최초로 알린 중국 의사 리원량이 지난 3일(현지시간) 공안 파출소에서 서명한 ‘훈계서’.  (리원량 웨이보 캡처) 2020.2.7/뉴스1
중국 우한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실태를 외부에 최초로 알린 중국 의사 리원량이 지난 3일(현지시간) 공안 파출소에서 서명한 ‘훈계서’. (리원량 웨이보 캡처) 2020.2.7/뉴스1

블름버그는 리원량 사망으로 인해 중국 인민들이 중국 공산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다루는 방법에 대해 집단적인 반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0월 중국 공산당은 건국 70주년을 맞아 천안문 광장에서 열병식을 하며 중국의 굴기를 대내외에 과시했다. 중국 인민들도 건국 70년 만에 G-2의 반열에 오른 중국 공산당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러나 불과 몇 달 후 인민들은 공산당이 신종 코로나를 다루는 방식에 염증을 내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신종 코로나 사태를 맞아서도 인터넷 검열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살기 위해 정확한 관련 정보를 얻고 싶은 인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들에게 우한폐렴 발생 당시 상황을 폭로했던 리원량은 영웅일 수밖에 없다.

미국 덴버 대학 국제학과 교수인 자오수이셩은 “우한 폐렴 사건은 단순한 건강문제가 아니라 중국 공산당에 대한 인민의 신뢰를 뒤흔드는 사건”이라며 “인민들이 공산당이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에 염증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은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더욱 공산당 통제를 강화해왔다”며 “리원량 사망은 인민들이 이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이번 사태로 인민들의 언론자유에 대한 요구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리원량은 지난해 12월30일 의대 동문 모임 채팅방을 통해 화난해산물도매시장에서 온 환자 7명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과 유사한 진단을 받아 병원에 격리됐다고 말했다. 이후 이 사실이 인터넷을 통해 전파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란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하지만 그는 이 일로 다른 의사들과 함께 공안에 끌려가 조사를 받아야 했다. 유언비어를 퍼뜨려 사회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이유에서다.

리원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함구하겠다는 ‘훈계서’를 공안에 제출한 뒤에야 풀려날 수 있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인민들은 ‘의인’ 리원량을 중국 당국이 체포해 조사했다는 사실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인민들의 분노가 거세지자 중국 공산당에서 반부패 업무를 담당하는 기율위원회는 7일 “리원량과 관련해 사람들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 우한에 조사관을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원량 사망으로 시주석의 리더십이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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