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툰베리 vs 73세 트럼프…다보스에서 앞뒤로 연설

  • 뉴시스
  • 입력 2020년 1월 21일 10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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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F 회장 "두 사람의 목소리 다 필요해"
트위터에서 이미 몇 차례 설전 벌이기도
툰베리, 20일 성명에서 "세계 리더들, 과학자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일명 ‘다보스 포럼’의 초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73)과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7)의 맞대결에 쏠리고 있다.

미국 주요 매체인 CNN, 블룸버그 통신, ABC 뉴스 등은 일제히 ‘툰베리 대 트럼프’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이들의 메시지에 주목했다.

두 사람은 제50회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WEF·다보스포럼)가 개막하는 21일 앞뒤 순서로 연설한다.

툰베리는 이날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21일 오후 4시 30분)‘공동의 미래(Common Future)’ 세션 패널로 등장해 막을 연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11시30분(한국시간 21일 오후 7시 30분) 특별 연설이 예정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직후인 오후 1시 툰베리는 ‘기후 재앙(Climate Apocalypse)’ 세션에서 다시 대화를 이어간다.

◇올해 다보스 핵심 테마는 ‘기후 변화’

포럼 관계자들은 ‘기후 변화’를 올해 포럼의 핵심 테마로 꼽고있다.

클라우스 슈밥 WEF 회장은 20일(현지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포럼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툰베리 두 사람의 목소리가 모두 필요하다”고 말했다.

슈밥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에서 그의 역할이 있다. 포럼에서 환영받을 것”이라고 평가하며 “툰베리는 기후변화에 계속 초점을 맞출 것이다”고 밝혔다.

기후 변화 문제에서 툰베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대척점에 놓인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 변화를 부정하면서 경제 성장에 방해가 되는 환경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국제사회가 2015년 체결한 파리 기후협약 역시 미국에 경제적으로 불이익이라는 이유로 탈퇴했다.

툰베리는 탄소 배출로 인한 기후 위기를 경고하며 등교를 거부한 ‘환경 투사’다. 세계 270여 지역의 청소년 수천 명이 그와 함께 ‘미래를 위한 금요일’이라는 기후 행동에 동참했다.

지난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2019 올해의 인물’로 툰베리를 선정하며 “그는 지구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전 세계적 변화를 요구하는 움직임으로 탈바꿈하는 일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vs 툰베리, 트위터 전쟁의 역사

두 사람은 트위터를 통해서도 몇 차례 전투(?)를 벌인 전례가 있다.

지난해 9월 유엔총회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한 툰베리는 “나는 이곳이 아니라 바다 반대편 학교에 있어야 한다” “당신들의 빈말로 내 어린 시절과 내 꿈이 사라졌다”며 세계 정상들을 향해 연설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툰베리의 연설 영상을 게시하며 “밝고 멋진 미래를 기대하는 매우 행복한 어린 소녀다. 만나게 돼 너무 좋다”는 조롱의 글을 올렸다.

툰베리는 트위터 자기 소개를 ‘밝고 멋진 미래를 기대하는 매우 행복한 소녀’라고 수정하며 유쾌하게 응수했다.

작년 12월 타임이 툰베리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을 때도 트럼프 대통령은 “정말 터무니 없다”며 트위터로 공격했다.

그는 “그레타는 자기의 분노조절 문제부터 해결한 뒤에 친구들와 좋은 옛날 영화나 한 편 봐야 한다!”면서 “느긋하게 살아라, 그레타. 느긋하게!”라고 글을 올렸다.

툰베리는 자신의 트위터 자기소개를 ‘분노조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중인 10대. 지금 친구들과 느긋하게 좋은 옛날 영화를 보고 있음’이라고 수정했다.

툰베리는 당시 B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은 그저 웃기다”며 “그들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변화를 이끄는 청년들을 두려워한다는 의미다. 우리가 진정으로 무언가를 해내고 있고, 그들이 우리를 일종의 위협으로 본다는 증거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툰베리, 어떤 메시지 내놓을까?

NHK에 따르면, 툰베리는 연설 하루 전날인 20일 발표한 성명에서 “세계의 리더들이 과학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과학에 근거하여 연대하기 바란다.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행동을 취해달라”고 호소했다.

툰베리는 지난주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는 “세계 지도자들에게 화석연료 배출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다보스로 간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올해 포럼에서 모든 기업, 은행, 기관 및 정부 담당자들이 화석연료 참사 및 추출에 대한 모든 투자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겠다”며 화석연료와 관계된 사업의 보조금 문제를 꼬집겠다고 발표했다.

툰베리는 17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기후 변화 행진에서 “우리는 아직 아무 것도 보지 못했다”면서 “이제 우리는 새 해를 맞이하고 새로운 10년에 들어섰다. 현재로서는 실질적인 기후 행동이 이뤄지고 있다는 어떤 신호도 보지 못했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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