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신년사 “기후변화, 65세인 나는 피해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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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31일 14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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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탄소 가격제…"비판 있지만 필수 뼈대"
작년과 달리 연정 관련 문제 언급 없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2020년 신년사는 ‘기후 변화’에 방점이 찍혔다.

AP통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30일(현지시간) 베를린 총리관저에서 신년사를 발표하며 “미래 세대가 평화와 번영 속에서 살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기후 변화와 싸우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구 온난화는 현실이다. 위협적이다”며 “우리는 인류를 위협하는 이(기후 변화)를 극복하기 위해 인간적 능력 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 지금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65세인 나는 지금 정치인들이 행동하지 않았을 때 벌어질 기후 변화의 결과물을 경험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오늘 우리가 행동에 나서지 않아서 나타나는 결과는 우리의 자녀, 그리고 손자 세대가 겪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독일이 생태학, 경제학, 사회학적으로 기후변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독일 정부는 2020년부터 탄소 배출량 가격제(carbon pricing)를 도입한다. 탄소 배출량 가격제란 배출된 탄소에 가격을 책정해 배출 주체에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다. 독일은 교통 및 난방 분야를 시작으로 탄소 배출량 가격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메르켈 총리는 탄소배출 감축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과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비판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는 “필수적인 뼈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한 유럽에 대한 메시지도 나왔다.

메르켈 총리는 “유럽은 세계에서 목소리를 더 강하게 높여야 한다”며 유럽연합(EU) 의장국을 맡게 되는 2020년 하반기에 이를 위해 일하겠다고 밝혔다. EU 회원국가는 6개월씩 돌아가면서 순환 의장국 직을 수행한다.

또 “우리나라의 모든 국민이 증오, 적대, 폭력, 인종차별과 반(反)유대주의에 맞서기 위해 각 지역 당국의 보호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이번 신년사에는 연정 갈등 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지난해 메르켈 총리는 신년사 서두에서 “정치적으로 극히 힘든 한해였다”며 집권 연정의 내분으로 많은 독일인이 “아주 힘들어했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발언한 것과 대조적이다.

독일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CDU·CSU)과 사회민주당(SPD)의 대연정은 최근 사민당에서 새로운 지도부가 선출되며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사민당이 연정에 부정적인 판단을 내리면서다.

메르켈 총리는 2021년 9월 총리 임기를 마친 뒤 정계를 은퇴한다. 그러나 연정 구성에 실패한 기민·기사당이 조기 총선에 나설 경우 자칫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 수도 있다.

메르켈 총리의 방송 연설은 31일 저녁 방송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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