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反유대주의’ 증오범죄 기승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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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식당 총격사건 18일 만에 이번엔 하누카 행사장 괴한 침입
런던 상점-정류장엔 ‘증오 낙서’

29일 영국 런던 북부의 벨사이즈 공원에서 한 시민이
상점 유리창에 그려진 반유대주의 낙서를 바라보고 있다. 런던=AP 뉴시스
29일 영국 런던 북부의 벨사이즈 공원에서 한 시민이 상점 유리창에 그려진 반유대주의 낙서를 바라보고 있다. 런던=AP 뉴시스
미국과 유럽에서 반(反)유대주의 증오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 후 세계 각국에서 불고 있는 인종주의, 난민 배척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28일 미 뉴욕시에서 북쪽으로 약 50km 떨어진 몬시의 한 랍비(유대교 성직자)의 집에서 30대 남성 그래프턴 토머스(37)가 침입해 흉기를 마구 휘둘렀다. 이 사건으로 5명이 다쳤으며 이들 가운데 2명은 중태다. 피해자들은 유대교 주요 명절인 ‘하누카’ 행사를 치르다 변을 당했다.

몬시가 있는 뉴욕주의 록랜드카운티는 주민의 3분의 1이 유대인이다. 특히 엄격한 유대 교리를 추종하는 하시디즘파 교인이 많다. 토머스는 곧 체포됐지만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달 10일 뉴욕 인근 뉴저지주 저지시티의 유대교 음식 전문점에서도 6명이 사망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불과 18일 만에 또 증오 범죄가 발생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트위터에 “반유대주의의 사악한 재앙에 맞서 싸우기 위해 우리 모두 단결해야 한다”고 썼다. 본인의 잦은 인종차별적 발언들이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증오 범죄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28일 영국 런던의 거리에는 상점과 버스정류장 등 곳곳에 반유대주의를 상징하는 낙서가 발견됐다. CNN에 따르면 이 낙서는 유대교를 상징하는 육각별인 ‘다윗의 별’ 아래 ‘911’이라는 숫자를 빨간색 스프레이로 써 넣은 모양으로 9·11테러에 유대인들의 책임이 있다는 음모론을 암시하고 있다. 영국 유대인 단체 커뮤니티 시큐리티 트러스트 재단에 따르면 영국의 반유대 범죄는 올해 상반기에만 총 892건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했다.

CNN이 지난해 유럽 7개국 709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분의 1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에 관해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25%는 “유대인이 세계의 사업과 재정에 지나치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미국#유대인 증오 범죄#반유대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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