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IS 전투원 데려가라” 對 마크롱 “좀 진지해져라”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4일 11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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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정상회의에서 충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현안을 두고 날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이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이 자국 출신 IS 조직원을 데려가야 한다고 주장하자 마크롱 대통령이 유럽 출신 IS 조직원은 문제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맞받아친 것이다.

폴리티코와 인디펜던트,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에서 마크롱 대통령에게 “우리는 시리아에서 막대한 IS 전투원들을 포로로 잡아 가둬두고 있다”면서 “많은 포로들이 프랑스, 영국, 독일 출신이다. 그들은 대부분 유럽 출신”이라고 말했다.

이어 “멋진 IS 전투원들을 원하느냐”면서 “내가 줄수 있다. 원하면 다 가져가도 좋다”고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유럽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체포된 IS 전투원들을 본국으로 데려가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해왔다. 이날 정상회의에서 ‘프랑스가 IS 포로들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 하느냐’는 미국 기자의 질문을 받고 또다시 본심을 드러낸 셈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좀 진지해지자(Let’s be serious)”면서 “유럽 출신 IS 전투원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지역 극단주의 무장단체가 일으킨 여러 문제 중 일부에 불과하다. 대다수 전투원들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왔다”고 맞섰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외국인 전투원이 아니다”며 “(IS와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의 최우선 순위는 IS와 유관 테러단체 제거”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북부에서 미군 철수를 지시해 터키의 군사작전을 야기한 것을 지적하면서 “IS 위협에 맞서기 위해 노력해온 중동을 불안정하게 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터키가 IS 포로들을 구금하고 있던 시리아 쿠르드족을 공격하면서 탈주자가 속출하는 등 대(對) IS전선이 흔들린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의 답변에 “내가 지금까지 들어본 것 중에 가장 동문서답(that was one of the greatest non-answers I have ever heard)이라고 응수했다. 하지만 인디펜던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에 크게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두 사람의 충돌이 이날 TV로 생방송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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