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통령, 폴란드에 또 과거사 사죄…日과 대조적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일 20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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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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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 80주년을 맞아 폴란드에서 저지른 전쟁 범죄를 또 사죄했다.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거듭된 부인 및 사과 회피와 대조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63)은 1일 폴란드 중부 비엘룬에서 열린 세계대전 발발 80주년 행사에 안드레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나란히 등장해 사죄했다. 독일 공군은 1939년 9월 1일 비엘룬을 기습 폭격해 약 1200명의 사망자를 낳았다. 이 공습으로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이날 독일어와 폴란드어로 “비엘룬 공격의 희생자와 독일의 압제에 희생된 폴란드인에게 고개를 숙이면서 용서를 구한다. 폴란드에서 인류에 대한 범죄를 저지른 것은 독일인”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가 사회주의자(나치)의 공포 통치가 독일 역사의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며 이제 끝났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자신들을 위해 그렇게 주장한다”며 독일 극우주의자들도 비판했다.

그는 당시 공습으로 숨진 이들을 기리는 추모비에 헌화하고 폭격에서 살아남은 피해자도 만났다. 두다 대통령은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이날 방문을 “도덕적 배상”이라고 표현하며 과거사를 사죄하는 독일의 태도가 양국 우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80년 전 공습 당시처럼 불이 꺼졌고 사이렌이 울렸다. 건물 벽에는 독일 전투기의 공습 모습도 재현됐다. 폴란드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600만명 가량이 목숨을 잃는 등 가장 큰 피해를 봤다.

이날 오후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열린 80주년 기념 행사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참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대형 허리케인 ‘도리안’이 미 플로리다 동부 해안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되자 펜스 부통령을 대신 보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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