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中 종교탄압, 세기의 오점” 맹비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9일 1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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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18일(현지 시간) 중국의 종교 탄압에 대해 “세기의 오점(the stain of the century)”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비핵화 협상이 진행 중인 북한에 대해서는 지난해 억류자 송환 당시의 일화만 소개하며 비판 수위를 조절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종교의 자유 증진을 위한 장관급 회의’ 기조연설에서 “중국 공산당은 중국인들의 삶은 물론 영혼에 대한 통제까지 요구하고 있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중국 당국이 지난해 9월 중국의 종교단체 ‘파룬궁’의 신념을 실천했다는 이유만으로 파룬궁 회원에게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는 등 종교의 자유를 탄압할 사례들을 열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중국 정부가 2017년 4월부터 100만 명 이상의 신장위구르 무슬림 주민과 다른 소수 민족들을 수용소에 구금해놓고 있다”며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인권탄압 상황을 거론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은 우리 시대에 최악의 인권 위기의 본거지”라며 “이는 진정으로 세기의 오점”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중국 당국자들이 다른 국가들을 상대로 이번 행사 참석을 저지하기 위한 시도를 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이것이 중국 헌법에 명시된 종교적 믿음에 대한 보장 조항과 일치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중국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이 자리에 참석한 국가(의 관계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감사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런 발언에는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을 상대로 인권 문제를 앞세워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의도도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 이외에 이란, 미얀마, 쿠바 등을 종교적 탄압 국가로 언급하며 관련 사례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종교의 자유 캠페인을 위한 ‘종교의 자유 국제 연맹(alliance)’을 신설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다만 그는 북한에 대해서는 따로 구체적인 사례를 언급하지 않았다. 연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지난해 5월 북한에 억류돼 있던 한국계 미국인 3명을 송환하던 당시를 회고하는 내용을 담았을 뿐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당시 김동철 목사 등 3명을 평양에서 데리고 나와 미국 땅에 안착했던 때를 “내 인생의 가장 기쁜 순간 중 하나”라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날 새벽 2시 반에 비행기가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이들 3명과 함께 비행기 계단을 내려올 때 이들이 나에게 작은 카드를 건넸다”며 “이를 코트 주머니에 넣고 나와 집으로 돌아간 뒤에 아내를 깨워 함께 카드를 읽어보니 성경구절이었다”고 소개했다. 시편 126장의 성경구절인 ‘여호와께서 우리를 위하여 큰 일을 행하셨으니 우리는 기쁘도다’가 쓰여 있었다는 것. 그는 이 카드를 액자에 담아 사무실에 놔뒀다고 밝히면서 “가장 힘든 시기에도 신앙의 힘을 일깨워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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