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존슨은 영국판 트럼프…총리 된다면 공포”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11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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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외교 무대에서 존경 받지 못해"
英우경화로 '노딜'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영국 보수당 대표 경선이 본격화한 가운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 당사자인 유럽연합(EU)도 영국의 선택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EU 관계자들은 유력한 차기 총리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부 장관을 ‘영국판 트럼프’라고 묘사하며 “(존슨이 영국 총리로 EU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는)생각만으로도 상당히 불쾌하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마르틴 젤마이어 EU 집행위 사무총장은 존슨 전 장관을 프랑스의 극우 정당 ‘국민연합’을 이끄는 마린 르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같은 수준이라고 언급하며 “존슨 전 장관이 총리가 된다는 것은 ‘공포 시나리오’다”고 말했다.

또 다른 EU 관계자는 “EU정상회의에 존슨이 등장한다면 EU 지도자들은 상당한 불쾌감을 나타낼 것”이라며 “그는 외교무대에서 확실히 존경받지 못하는 인물이다. 그는 트럼프 세계의 일원으로 아무도 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브렉시트 협상팀에 소속된 필리프 랑베르츠 EU 의원은 영국이 아무런 협상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를 시행할 가능성이 50%를 넘는다며 “존슨 전 장관이 총리가 되면 그 비율은 더욱 높아질 듯 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력 후보인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 역시 EU가 환영하는 인사는 아니다.

한 EU 외교관은 헌트 장관이 EU에서 논의한 내용과 전혀 다른 입장을 영국에서 밝히는 등 신뢰할 수 없는 태도를 보였다며 불신을 나타냈다. 최근 헌트 장관은 경선에 나서며 “노딜 브렉시트는 정치적 자살”이라던 자신의 주장을 굽히며 의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EU 외교관은 “헌트 장관은 자신이 제안하던 것과 상당히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며 그의 타협적인 태도에 반감을 나타냈다.

극우 브렉시트당이 상당한 지지를 얻고 있는 영국에서 하드 브렉시트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시작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EU 외교관은 “결국 보수당은 ‘생존 모드’에 돌입하게 될 것이다”면서 “이들은 브렉시트를 추진한 당으로서 여론의 신뢰를 회복하려고 노력 중이다”고 설명했다.

랑베르츠 의원은 “사실 총리가 된다면 누구나 테리사 메이 총리와 똑같은 제약에 놓일 것”이라며 누가 이기든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0월31일 더 이상의 연장 없이 브렉시트가 시작된다고 지적하며 “EU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오히려 (예전보다) 부드럽고, 질서 있는 브렉시트를 이행할 사람을 맞이하는 셈이다”고 설명했다. 랑베르츠 의원은 “다만 존슨 전 장관이 과연 이를 이뤄낼 수 있는 사람인지 영국인들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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