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F-35A ‘비행착각’으로 추락 가능성…기체결함 아냐”

사고 당시 시속 1000km로 수직 급강하
조종사, 기체이상 호소 안해

일본 정부는 아오모리(?森)현 인근 해역에서 지난 4월 추락한 항공자위대 소속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A의 사고 원인과 관련, 조종사가 평형감각을 상실해 추락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기체 결함은 아니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0일 아사히신문 및 NHK 등에 따르면, 방위성은 이날 추락한 F-35A의 조종사가 사고 당시 평형감각을 상실해 기체의 자세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비행착각’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비행착각(spatial disorientation)’이란 조종사가 비행시 인체평형기관의 감각을 그대로 받아들여 경험하는 착각현상으로, 바다 위를 비행할 때 바다를 하늘로 착각하고 거꾸로 날아가는 경우 등이 있다.

방위성이 사고기의 지상 레이더의 기록 등을 분석한 결과, 해당 기체는 추락 직전 30여초 사이에 9000m가 넘는 고도에서 시속 약 1000㎞의 고속으로 해면을 향해 거의 수직으로 급강하했다.

기체에 이상이 있을 경우 강하 시 속도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지만 사고기는 통상 음속을 넘은 속도로 급강하했다. 또 기체가 급강하 하는 사이에도 조종사는 차분한 목소리로 지상과 무선 교신을 했으며, 기체 이상을 호소하거나 긴급탈출을 시도한 흔적은 없었다고 한다.

방위성은 이런 정황을 토대로 조종사가 사고 당시 ‘비행착각’ 상태에 빠져 기체가 비정상적으로 급강하하는 것을 자각하지 못한 채 해면으로 거의 수직으로 돌진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한편 사고기의 교신 내용 및 일본 국내에 배치된 나머지 12기의 F-35를 점검한 결과 기체 결함은 확인되지 않아, 항공자위대는 사고 이후 비행을 중단한 F-35 비행 재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아오모리현에 위치한 항공자위대 미사와(三澤) 기지 소속 F-35A는 지난 4월 9일 오후 7시 30분께 훈련을 위해 이륙했다가 기지에서 동쪽으로 135㎞ 떨어진 해상에서 돌연 소식이 끊기며 실종됐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일 사고 해역 주변 해역에서 조종사 유체 일부를 발견했다며, 조종사가 사망한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전투기 잔해 수색도 지속했지만 엔진과 주익 일부를 발견하는데 그쳐, 최근 수색을 중단했다. 군사 기밀을 보호하기 위해 소규모 수색은 지속할 방침이라고 한다.

F-35A가 추락한 것은 전 세계에서 이번이 처음으로, 제조국인 미국뿐 아니라 F-35를 도입할 예정인 동맹국들도 이번 사고에 긴장하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