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드식 보복카드 꺼냈다…미국에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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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5일 10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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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는 3일 미국 유학 주의보를 내린데 이어 4일에는 미국 여행 주의보를 발령했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가 불거졌을 때 한국에 써먹었던 방법을 그대로 미국에 적용한 것이다.

◇ 외교부 등 정부기관이 직접 나서 :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사드 사태가 불거졌을 때, ‘금한령’을 내린 것과 비슷하다. 당시 중국 당국은 여행사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한국 여행을 금지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외교부 등 정부기관이 직접 나섰다.

중국이 작심하고 대미 보복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한국 경제는 사드 사태로 인한 금한령으로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한국을 찾는 관광객 중 중국인이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은 한국과 다르다. 중국인이 가장 많이 미국을 찾고 있지만 한국처럼 압도적 다수는 아니다. 그리고 미국의 경제규모는 한국보다 13배 정도 크다. 따라서 미국이 받는 충격은 한국처럼 크지 않을 전망이다.

◇ 중국 유학에 이어 여행 주의보 : 중국 당국은 4일 미국의 법 집행기관이 최근 중국인 및 중국 기업을 억압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미국 여행에 주의를 당부했다.

중국 문화여유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최근 미국에서는 강도·총기·도난사건이 자주 발생한다’며 미국 여행 주의보를 발령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3일 미국 유학을 준비 중인 학생과 학자들을 대상으로 유학 주의보를 내렸다. 교육부는 최근 심화된 미중 간 무역 갈등의 여파로 자국민들이 미국 유학 비자 발급 등의 과정에서 차별적 대우를 받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 미국도 어느 정도 타격 불가피 : 중국의 이같은 조치로 미국은 어느 정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미여행관광청(NTTO)에 따르면 지난해 여행 목적으로 미국을 찾은 중국 여행객은 290만 명으로, 이들이 미국에서 쓴 돈은 약 364억 달러(43조원)에 달한다.

중국 여유부는 지난해 중국인 1억6200만 명이 해외여행을 했고, 이중 미국 여행을 한 관광객은 300만 명에 이르며, 이들이 쓴 돈은 300억 달러(35조4000억원)라고 추산했다.

◇ 중국 유학생들이 미국 대학 먹여 살려 : 중국 유학생들도 많다. 중국 유학생들이 미국 대학들을 먹여 살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중국의 유학생들이 미국 대학들의 정원을 채워주고, 졸업 후 각종 연구소에 취직, 미국의 기술 발전을 이끌었다. 미국은 지난해 기준 약 36만 명의 중국 유학생을 유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유학생들이 미국에서 유학을 하면서 창출하는 경제활동 규모는 연간 140억 달러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학생들이 미국 대학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인 만큼 중국 정부의 유학경계령이 미국을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 미국 경제 워낙 커 타격 미미할 것 : 그러나 일부에서는 미국의 경제규모가 워낙 커 타격이 미미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약 20조 달러였다. 중국 관광객들과 유학생들이 쓰는 연간 비용을 모두 합해봤자 500억 달러 정도밖에 안된다. 20조 달러에서 500억 달러는 조족지혈이다.

◇ 미국 추가 관세로 맞대응할 가능성 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의 10%에서 25%로 인상한 뒤 중국이 보복할 경우, 나머지 중국제품 3000억 달러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이 유학 및 여행 주의보를 발령한 것은 대미 보복에 해당한다. 따라서 미국은 이에 대한 반격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3000억 달러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중국이 또 반격할 경우, 이 부분의 관세를 25%로 올릴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3일 보고서를 내고 미국이 중국의 나머지 3000억 달러에 대한 관세를 10% 부과할 확률이 60%라고 예상했다. 이는 이전의 예상인 40%보다 높아진 것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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