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유람선 내부 수색 개시 예정…선체 인양은 시간 걸릴 듯”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 사흘째인 31일 오전(현지시각)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인근 사고현장에서 군 병력이 수색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1

헝가리 당국이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다른 배와 추돌해 한국인 관광객 등 35명을 태우고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의 내부 수색을 시작할 것이라고 외교부 관계자가 전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31일 기자들에게 “수색 및 구조를 담당하는 헝가리 대테러청이 잠수부를 투입해 선체 내부 수색을 개시할 예정”이라며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유속이 빨라서 (선체 인양에는) 조금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6시 현재 추가 구조소식은 나오지 않았다. 헝가리 당국은 다뉴브강 하류 30km까지 수색 범위를 넓히며 세르비아 등 인근 국가들과 협력해 강 하류도 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다뉴브강의 수위가 평소 보다 높아졌고 유속도 빨라 구조에 실종자 수색에는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현지 시간) 헝가리 방송 M1에 따르면 국회의사당 인근 사고 현장에 소방대원을 태운 선박 등과 함께 선체 인양선 한 대가 도착했다. 수색 당국은 ‘헤블레아니’호의 지상 인양을 검토하고 있으나 배안에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의 유실을 막기 위해 대비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민간 잠수업체인 다이빙 아일랜드의 관계자는 M1과의 인터뷰에서 선박 인양에 1주일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이번 사고로 사망한 한국인 7명 중 신원이 확인된 2명은 모두 50대 여성이며 성씨가 김씨, 이씨로 확인했다. 두 사람은 신분증을 소지해 확인이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나머지 사망자 5명의 지문을 확인하고 있으며 경찰청 지문감식반을 현장에 파견할 예정이다.

‘허블레아니’호와 추돌해 침몰시킨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의 선장은 현지 경찰에 구금됐다. 헝가리 경찰은 30일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출신 크루즈선 선장(64)은 용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마친 뒤 구금됐고 체포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업무상 부주의, 근무 태만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은 유리 C.라는 이름의 선장이 오랜 운항 경험을 갖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오데사에 거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조된 승객들은 경찰 조사에서 ‘바이킹 시긴’호가 ‘허블레아니’호와 추돌해 침몰시킨 뒤에도 별다른 구조작업을 하지 않고 운항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다페스트=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부다페스트=서동일 특파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