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시대에 커피가? ‘왕좌의 게임’ 실수에 스타벅스 공짜 PPL 행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7일 15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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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게임 시즌8 4화에서 ‘스타벅스 컵’이 나왔다고 해 논란이 된 장면. 알고보니 제작사 측에서 제공한 컵이 남아있던 것으로 밝혀졌지만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속 ‘스타벅스’의 출현이라는 시대착오적인 실수 자체가 드라마 팬들에게 많은 재미를 안겼다.
왕좌의 게임 시즌8 4화에서 ‘스타벅스 컵’이 나왔다고 해 논란이 된 장면. 알고보니 제작사 측에서 제공한 컵이 남아있던 것으로 밝혀졌지만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속 ‘스타벅스’의 출현이라는 시대착오적인 실수 자체가 드라마 팬들에게 많은 재미를 안겼다.
스타벅스가 지구상 최고의 드라마로 꼽히는 왕좌의 게임 시즌8에서 누구도 의도치 않은 PPL(제품간접광고) 효과를 누렸다. 미국 현지시간 5일 저녁 방영된 왕좌의 게임 시즌8 4화에는 스타벅스 로고가 박힌 듯한 컵이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장면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 현대인의 상징인 커피가 등장하는 황당한 장면이 나오면서 4화가 끝난 뒤 왕좌의 게임 관련 SNS 계정은 ‘스타벅스’ 관련 농담으로 가득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의도치 않은 사고가 낳은 경제효과를 조명했다. WSJ은 ‘대박이 난 HBO의 TV 드라마 왕좌의 게임은 PPL이 없어 광고주들이 어떻게 하면 브랜드를 노출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는 드라마인데 지난 일요일 방영 때 스타벅스가 그 행운을 얻었다’며 ‘관찰력이 뛰어난 시청자들이 에밀리아 클라크가 연기한 대너리스 타가리엔 앞에 놓인 스타벅스 모양의 컵을 알아챘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관계자 취재 결과 드라마 속에 등장한 컵은 스타벅스 제품이 아니라 제작사에서 제공한 컵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드라마 상에서는 어두운 배경 탓에 로고가 분명하게 보이지 않아 겉보기로는 스타벅스 제품으로 오인하기 쉽다. 또 이미 주말 새 수천만 왕좌의 게임 팬들이 왕좌의 게임 속 스타벅스 컵 떡밥으로 SNS를 도배해 놓기도 했다.

미국 비지니즈 잡지 포춘도 이날 ‘화면에 나온 건 2초에 불과했지만 그 정도로 충분했다’고 스타벅스의 행운을 축하했다. 포춘은 ‘스타벅스가 컵의 노출에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물론 HBO가 그렇게 허락했을 리도 없지만), 스타벅스는 엄청나게 비싼 노출을 공짜로 얻은 셈이다. 지난주 드라마는 HBO 재생수 신기록을 세웠고 이번 시즌 예고편만 1740만 명이 봤다. 이번 주 시청기록이 그만큼 나오지는 않는다고 해도 여전히 수백만 시청자가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 역시 잘못알려져서 나쁠 것 없는 이 상황을 즐기고 있다. 스타벅스는 6일 공식 트위터에 ‘TBH, we’re surprised she didn‘t order a Dragon Drink(솔직히, 그녀가 드래곤 음료를 시키지 않아 놀랐다)’는 위트 있는 트윗으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했다.

CNN도 이날 ‘왕좌의 게임은 회당 제작비만 1500만 달러(약 175억 원)를 들이는 대작이다. 스타벅스 그란데 모카컵이든 혹은 뭐든 간에 이게 수많은 눈, 여러 단계의 전문가, 편집을 거쳤다는 게 웃기다’면서도 ‘HBO 제작사측의 유머감각에는 칭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이날 왕좌의 게임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을 소개했다.

왕좌의 게임 공식 트위터에는 ‘The latte that appeared in the episode was a mistake. Daenerys had ordered an herbal tea.(이번 회에 나간 (스타벅스) 라떼는 실수였다. 대너리스가 주문한 건 허브티였다)’라는 글과 함께 대너리스가 건배를 하고 있는 GIF(짧은 영상)이 함께 올라왔다. 대작의 명성에 스크래치를 낼 만한 엄청난 실수에 뻔뻔한 유머로 정면대응을 한 것이다.

한편 이번 ‘옥에 티’ 사건으로 버드라이트, 마운틴 듀, Ok큐피드, 오레오 등은 의문의 1패를 거두게 됐다. WSJ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들 브랜드 등 수십개의 브랜드가 왕좌의 게임 측과 공식 광고 계약을 맺었는데 이들 중 드라마 화면에 상품노출이 허락된 계약을 따낸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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