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법부, 에이드리언 홍 창 기소장 공개…“캘리포니아에 은신 추정”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2일 14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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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법부가 1일(현지 시간) 2월 스페인 마드리드 북한대사관 습격을 주도한 반(反)북한단체 ‘자유조선’ 리더 에이드리언 홍 창의 기소장을 공개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등이 보도했다.

재클린 출리안 미 연방판사가 서명한 기소장에는 위협, 상해, 겁박, 강도 등 7개 혐의가 적시됐다. 기소장에 따르면 홍 창은 2월 22일 칼과 가짜 총기 등을 소지한 6명의 자유조선 회원과 함께 마드리드 북한대사관에 침입했다. 이들이 컴퓨터, 하드드라이브, 휴대폰 등을 탈취한 뒤 미국으로 도주하기까지 과정도 자세히 기술돼 있다.

당시 홍 창은 마드리드를 떠나 포르투갈 리스본을 거쳐 미국에 입국했다. 2월 27일 뉴욕에서 미 연방수사국(FBI) 관계자와 만나 컴퓨터 2대와 휴대폰 등 북한대사관에서 탈취한 물품들을 건넸다. 그는 당시 정황에 대해 FBI 측에 상세히 설명하며 “칼과 총기를 가져갔지만 꺼내지는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연방검찰은 홍 창이 멕시코 국적의 미 영주권자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 그의 운전 면허증에 적힌 주소 및 수사당국에 포착된 행보 등으로 볼 때 현재 캘리포니아주 중부에 은신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미 연방보안청은 지난달 29일 수배 전단을 발표하고 본격 수사에 나섰다. 이는 그의 송환을 요청하고 있는 스페인 당국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18일 홍 창과 함께 북한대사관을 습격한 또 다른 자유조선 회원 크리스토퍼 안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체포했다.

홍 창의 변호사와 그를 지지하는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스페인이 북한 측 주장만 일방적으로 받아들여 수사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가 그를 스페인으로 송환해선 안 된다는 뜻을 드러냈다. 당시 CCTV 영상을 보면 이들이 무기를 소지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사관 안으로 들어가는 등 북한 측의 ‘습격’ 주장과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또 미국 정부의 공개 수배로 이들의 신변이 위험해졌으며 북한이 이들을 암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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