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멜라니아 생일파티 준비하는 日…아베의 ‘친미 외교’ 갈수록 세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9일 19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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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아 여사(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2년 전 트럼프 대통령과 일본을 방문했을 때 아베 신조 총리 부인인 아키에 여사(오른쪽에서 세 번째)와 함께 도쿄 긴자에 있는 미키모토 진주 본점을 찾아 진주를 채취하는 일본 해녀들과 환하게 웃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멜라니아 여사(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2년 전 트럼프 대통령과 일본을 방문했을 때 아베 신조 총리 부인인 아키에 여사(오른쪽에서 세 번째)와 함께 도쿄 긴자에 있는 미키모토 진주 본점을 찾아 진주를 채취하는 일본 해녀들과 환하게 웃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최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친미(親美) 외교 강도가 점점 세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밀착해 대내외적으로 외교력을 높이고 성과를 거둬 국내 지지율을 높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달 26~27일 미국 방문을 방문하는 아베 총리가 1박 2일의 짧은 일정 중 미국의 퍼스트레이디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49번째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한 계획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 됐다. 멜라니아 여사의 공식 생일은 4월 26일이다.

한미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아베 총리가 미국을 방문하는 이달 26일이 멜라니아 여사의 생일인데 이날 깜짝 생일 축하 자리를 마련하고 선물도 증정하는 것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아베 총리 측은 이를 위해 현재 적절한 생일 선물을 고르는 중”이라고 밝혔다.

아베 총리의 이번 미국 방문일정은 22~29일 유럽 미국 등 6개국 순방 계획 일정에 포함된 것으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가를 독려하고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아베 총리가 미국에 방문하는 날인 26일은 멜라니아 여사의 생일이다. 한미일 외교 소식통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멜라니아 여사의 생일에 바빠서 따로 챙기지 못하고 카드와 꽃 등으로 ‘갈음’해 미안하다고 한 것에 착안했다. 미국을 방문할 때 멜라니아 여사의 생일을 챙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일본 외무성은 이번 순방에 아베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昭惠) 여사가 동행하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키에 여사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일본 도쿄를 방문했을 때 멜라니아 여사에게 미키모토 다이아몬드 및 진주 귀걸이 등을 선물한 바 있다. 최근 미 국무부가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 일가 선물 목록’에 따르면 액세서리의 가격은 2200달러(약 251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베 총리는 이번 미국 방문에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미일의 동맹 확인 및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 등을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나눌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26~28일 새 일왕 취임 후 ‘첫 국빈’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며 6월 G20 정상회의 차 일본을 방문하는 일정까지 합치면 세 달 연속 미일 회담이 열리는 것이다.

아베 정권의 핵심 간부들도 잇달아 미국을 방문하며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과 이와야 다케시(巖屋毅) 방위상이 조만간 미국을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국방부 장관 대행 등과 안전보장협력위원회(2+2)를 2년 만에 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납치 문제 담당을 겸하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다음 달 초 북한인권주간을 맞아 미국을 방문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회담을 갖고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미일 간 연대 강조에 나설 계획이다. 양국 외교 일정이 잇달아 잡히는 것은 아베 총리가 그만큼 미국을 중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에 대한 일본의 ‘오모테나시(환대) 외교’는 최근 들어 강도가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일 외교 전문가는 “아베 총리로서는 장기적으로 풀리지 않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 납북자 송환 문제 등의 외교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 더 밀착하고 있다”며 “특히 한일 관계가 틀어진 상황에서 미국에 친밀감을 드러내는 외교 전략이 더 집중되고 있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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