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0.27초 절약하려고? 트럼프, ‘팀 애플’ 호칭의 진실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12일 1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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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그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팀 애플’이라고 부른 것에 대해 11일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최근 유명 기업 경영자들과 만났을 때 쿡 CEO를 소개했다. 시간과 말을 절약하기 위한 손쉬운 방법으로 그의 이름 ‘팀’과 회사명 ‘애플’을 합쳐 ‘팀 애플’이라고 빠르게 언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짜 뉴스는 이 모든 것을 경멸적으로 보도했고, 나에 대한 또 다른 나쁜 이야기를 지어냈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이 6일 백악관 노동정책자문위원회 회의에서 옆자리에 앉은 쿡 CEO를 ‘팀 애플’이라고 부른 사실이 알려진 뒤 소셜미디어에서는 #팀애플이란 해시태그(#)와 함께 각종 패러디가 쏟아졌다. 쿡 CEO 역시 다음 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 이름에 성(姓) 대신 애플 로고를 붙여 비난 행렬에 동참했다. 그는 아이폰 등 애플 사용자만 이를 볼 수 있게 해 또 다른 화제를 낳기도 했다. 심지어 당시 회의에 동석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선임보좌관도 동참했다. 그는 트위터에 눈물 흘리며 웃는 이모티콘과 함께 아버지의 ‘실수’를 지적하는 트윗을 리트윗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시간 절약’ 해명은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과 소셜미디어에 또 다른 ‘먹잇감’이 됐다. 일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앞서 ‘팀 애플’에 대한 다른 해명을 내놓았다고 지적했다. 미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대통령이 8일 본인이 소유한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행사에서 “팀 애플에 관한 모든 보도가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그는 참석자들에게 “나는 ‘쿡’ 부분을 좀 빠르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분명히 ‘팀 쿡’이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팀 쿡을 팀 애플로 부르는 것이 얼마나 시간 절약이 되는지에 대한 조롱까지 등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대통령의 음성을 분석한 기사를 내놓으며 “대통령이 ‘애플의 팀 쿡(Tim Cook of Apple)’ 대신 ‘팀 애플’이라고 발언하면서 얻은 시간은 불과 0.27초”라고 꼬집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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