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프 “재임중 결점 사과” 글 올려
WSJ “이란, 강경파 위주 권력 재편… 미사일 등서 서방과 맞설 가능성 커”
이란 최고지도자 “우리는 언제나 시리아편”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왼쪽)이 25일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오른쪽)를 만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있다. 통상 외국 정상이 하메네이를 만나면 거리를 두고 면담하는 사진이 공개되지만 이날 이란 정부는 예외적으로 포옹하는 사진을 배포해 양국의 친밀함을 부각했다. 테헤란=AP 뉴시스
‘이란 핵합의 주역’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59·사진)이 25일 돌연 사퇴했다. 2015년 당시 자리프 장관과 함께 핵협상에 참여했던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의 사임설도 돌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자리프는 서방 외교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유일한 이란 고위직”이라며 “그의 빈자리가 하산 로하니 대통령을 힘들게 할 것”으로 분석했다.
자리프 장관은 이날 인스타그램에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무능함과 재임 기간 중의 결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썼다. 아직 로하니 대통령이 사임을 수용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1960년 수도 테헤란에서 태어난 그는 1970, 80년대 미국에서 학사 및 석·박사 학위를 취득해 영어가 유창하다. 두 자녀도 모두 미국 출생이다. 2002∼2007년 주유엔 대사를 지냈고 2013년 8월부터 외교장관으로 재직했다. 2015년 7월 당시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함께 이란이 미국 등 6개국과 핵합의를 체결할 때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이란에 적대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 정권이 출범한 후 그의 입지는 크게 좁아졌다. 지난해 미국이 이란 핵합의를 파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자 이란 강경파도 그를 비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군부 및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주축으로 한 강경파 위주로 권력이 재편되고 있다”며 이란이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확대 및 시리아, 예멘, 이라크 내전 개입을 통해 서방과 맞설 것으로 예측했다.
이날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2011년 내전 발발 후 처음으로 이란을 찾았다. 그를 접견한 하메네이는 “이란은 언제나 시리아 편이며 모든 단계에서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란을 중심으로 한 시리아, 이라크, 레바논 등 중동 시아파 국가들의 결속이 단단해짐에 따라 이들과 걸프만 수니파 국가와의 대립도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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