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장벽 주장 트럼프 ‘호위무사’ 펜스…과감한 거짓말까지

  • 뉴스1
  • 입력 2019년 1월 9일 08시 13분


“4천명 테러 의심인물 입국하려다 체포”…실제론 12명
비폭력적 불법 입국자들까지 싸잡아 ‘위험인물’ 주장

국경 장벽을 고수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보좌하기 위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거짓말까지 불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수치를 적절치 않게 사용하곤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평소 모습과 비슷하다.

펜스 부통령은 8일(현지시간) ABC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지난해 약 4000여명의 테러리스트 혹은 테러리스트로 간주되는 사람들이 다양한 수단을 통해 미국에 들어오려다 체포됐다”고 말했다. 이렇게 위험한 사람들이 다수 미국에 들어오고 있으니 국경 장벽이 꼭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한 발언으로 보인다.

CNN은 그러나 세관 및 국경보호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0월부터 1년간 남부 국경에서 발견된 위험한 인물은 12명밖에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국무부 역시 “테러리스트 그룹이 미국으로 접근하기 위해 멕시코를 통해 여행했다는 신뢰할 만한 정보는 없다”고 밝혔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라면 항공편을 통해 미국 입국을 시도했을 수 있다. 그래서 ABC 방송 진행자가 ‘국경이 아니라 항공편을 통해서 들어오려 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펜스 부통령은 “3000명의 특수한 개인들, 테러리스트 그룹과 연계된 사람들이 남부 국경에서 체포됐다”고 했다. 또 “범죄 이력이 있는 1만 7000여명의 사람이 우리 남부 국경에서 체포됐다”고도 했다.

CNN은 관세국경보호청(CBP)에 따르면 2018 회계연도 1만 7000명에 가까운 외국인들이 현장작전국(Office of Field Operations)이나 국경 순찰대에 의해 체포되긴 했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은 단순히 국경을 불법적으로 넘었다가 다시 들어오는 등의 비폭력적인 범죄를 저질렀던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테러리스트 관련 인물이 아니란 것.

펜스 부통령은 또한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헤로인의 90%가 국경을 통해 들어와 매주 300명의 미국인이 죽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의 필요성을 강조, 미국인들을 설득하기 위해 이날 밤 9시(동부시간) 대국민 담화에 나선다. 공화당이 주장하는 국경 장벽에 대한 재정을 민주당이 강력히 반대하면서 예산안은 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연방정부는 이날로 18일째 셧다운(일시적 업무중단) 사태를 맞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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