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탐사선 3일경 달 뒷면 착륙… 우주경쟁서 美 처음 제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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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러시아보다 출발 늦었지만 우주정거장-달기지 추진 등
영유권 분쟁에 비유하며 총력전
美, 2033년까지 화성에 사람 보내고 中예산 2배 쏟아부으며 탐사 가속


중국이 발사한 우주탐사선이 새해 벽두에 인류 최초로 달의 뒷면에 착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세기 동안 미국이 독점해온 우주 탐사 및 개발에 중국이 도전장을 내미는 모습이다. 이런 움직임을 두고 미국은 중국에 대한 견제의 시선을 보내면서 우주 탐사에 다시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중 우주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셈이다.

지난해 12월 31일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중국 달 뒷면 탐사선인 창어(嫦娥) 4호가 착륙을 준비하기 위한 궤도에 정상적으로 진입했다. 중국 측에 따르면 창어 4호는 3, 4일경 달 뒷면에 안착할 예정이다. 미국 러시아에 비해 42년 늦게 유인 우주비행(2003년)에 성공한 중국이 처음으로 우주 탐사 분야에서 미국보다 앞선 기록을 세우는 것이다.

○ 달과 화성은 영유권 분쟁 섬과 같다는 중국

중국의 우주 굴기(起)는 더욱 대담한 목표를 향하고 있다. 2020년경에는 창어 5, 6호를 잇따라 보내 달에서 토양 등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올 계획이다. 중국은 2025년에는 인류 최초의 달 기지를 건설한 뒤 2030년까지 유인화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달 탐사에 머물지 않고 달을 산업화하려는 야심도 드러냈다. 달에 풍부한 핵융합 에너지원 헬륨-3 채취 구상이 바로 그것이다.

중국이 2022년 가동에 나설 지구 궤도 우주정거장은 2020년 미국의 우주정거장 퇴역 이후엔 유일한 지구 궤도 우주정거장이 된다.

중국이 올해 우주로 쏘아올린 로켓은 36대로 미국(30대)을 제쳤다. 2020년 35번째 위성 발사로 시스템이 완비될 베이더우(北斗)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도 미국이 장악해온 글로벌위치파악시스템의 강력한 도전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현재 31대의 GPS용 위성을 운용하고 있다.

중국 달 탐사계획을 총지휘하는 예페이젠(曄培建) 중국과학원 원사(院士)는 2017년 “우주는 해양”이라며 달을 일본과 영유권 분쟁 중인 동중국해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에, 화성을 동남아 국가들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에 비유했다. 그는 “다른 사람이 먼저 가면 후손들이 우리를 탓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미국과 패권 경쟁의 구도로 우주를 생각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 미국, 우주 경쟁에서 밀릴까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8일 미군 우주사령부 창설을 지시하는 행정각서에 서명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 인공위성을 교란 또는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자국 인공위성 방어 등 우주에서도 군사작전을 체계적으로 벌이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2023년을 목표로 달 유인 탐사 프로젝트를 재개했다. 2033년까지는 화성에 사람을 보낸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런 움직임은 미국 의회가 2016년 “우주 경쟁에서 중국에 밀리고 있다”고 우려한 뒤 본격화됐다.

아직까지는 우주 탐사 기술에서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의 한 해 예산은 215억 달러(약 23조8650억 원)로 중국 국가우주국 예산의 2배다. 하지만 정권에 따라 우주 탐사 계획이 오락가락하는 미국과 달리 중국은 우주개발을 강국몽(夢) 실현으로 보고 수십 년 뒤를 내다보고 체계적으로 달성해 가고 있는 점을 전문가들은 주목한다.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그래서 나온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우주패권#우주정거장#달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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