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끄지 살해 사우디 왕세자 지시로 이뤄졌다” CIA 결론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지시에 의한 것으로 미 중앙정보국(CIA)이 결론을 내렸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CIA의 이번 결론은 터키 정부가 제공한 녹음 테이프 및 무함마드 왕세자와 형제지간인 칼리드 빈 살만 주미 대사가 카슈끄지와 했던 통화 등 미 정보기관이 확보한 증거자료를 토대로 내려졌다고 전했다.

W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칼리드 대사는 카슈끄지가 살해당하기 전 그에게 전화를 걸어 주터키 사우디 영사관으로 가서 서류를 수령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칼리드 대사느 카슈끄지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말도 했다.

칼리드 대사가 카슈끄지가 살해될 것이라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 통화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미 정보당국의 도청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파티마 바에셴 주미 사우디 대사관 대변인은 “(칼리드) 대사와 카슈끄지는 그가 터키로 가는 일에 대해 그 어떤 상의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CIA가 이 같은 결론을 내림에 따라 사우디 정부는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 사우디 왕실은 여전히 카슈끄지 살해에 대한 무함마드 왕세자의 연계설을 부인하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전날 이번 사건에 관여한 혐의를 적용해 11명을 살인죄로 기소했다.

CIA는 무함마드 왕세자를 ‘훌륭한 테크노크라트(전문관료)’ 인 동시에 잔인하고 오만한 인물이라고 그의 성향을 분석했다.

CIA는 WP의 보도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미 재무부는 15일 카슈끄지 살해에 관련된 사우디 인사 17명에 대해 자산동결 및 거래금지 제재 조치를 단행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터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카슈끄지 살해에 관련된 의혹들을 철저히 밝히고 이를 은폐하려는 그 어떤 시도도 용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