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사랑은 아프다…北 오판 초래할 수도”

  • 뉴스1
  • 입력 2018년 10월 1일 12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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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과 사랑…’ 트럼프 발언에 일제히 우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사랑에 빠졌다”(fell in love)고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우려를 표시하고 나섰다.

북한이 여전히 보유 핵무기 및 시설 신고 등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의 ‘오판’을 불러올 소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현지시간)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지원 유세를 통해 “(김 위원장과) 사랑에 빠졌다”며 둘의 관계를 남녀관계처럼 묘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USA투데이는 30일자에서 “그(트럼프)는 김 위원장이 보내 온 ‘아름다운 편지’(beautiful letters) 때문에 ‘사랑에 빠졌다’고 했지만, 북한의 다른 고위 외교관은 ‘미국이 하는 따뜻한 말에 행동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한반도 비핵화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며 해당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 참석 수 시간 전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미국에 대한 신뢰와 국가(북한) 안전에 대한 확신 없이 일방적으로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미국 측의 ‘선(先)비핵화 조치’ 요구에 재차 불만을 표시한 사실을 거론한 것이다.

북한 측은 그동안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핵실험장 폭파 등의 조치를 취해왔다는 이유에서 미국 측이 한국전쟁(6·25전쟁) 종전선언과 대북제재 완화 등 ‘상응하는 화답’을 해줘야 비핵화 관련 추가적 조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래야 Δ새로운 북미관계와 Δ영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 그리고 Δ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노력과 Δ한국전쟁 당시 미군 전사자 유해 발굴·송환이란 6·12 북미정상회담 당시 합의사항들에 대한 양측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이 같은 요구 때문에 북미 간 협상 또한 결과적으로 교착상태에 빠지고 말았다는 게 미 언론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6월 회담 때 ‘북한 비핵화를 향한 큰 걸음을 뗐다’고 자평했지만, 이후 비핵화 협상엔 아무 진전이 없었다”면서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두 번째 회담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또한 “김 위원장이 지난여름 트럼프 대통령을 ‘각하(your excellency)’라고 부르는 아첨성(flattering) 서한을 보내왔지만, 핵개발 프로그램 제한에 관한 미국의 요구에 어떻게 부응할 것인가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일했던 서맨사 비노그래드 CNN 해설위원은 “사랑은 아프다(Love hurts)”면서 “그런 표현은 김 위원장과 다른 ‘나쁜 녀석들’(bad dudes)이 당신(트럼프)에게 아첨 떠는(sycophantic) 편지를 보내는 동안엔 못된 짓을 해도 된다는 생각을 갖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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