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비둘기 날갯짓 ‘스파이 버드’ 드론 만들어 주민 감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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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언론 “이슬람 분리주의 지역 등 최소 5곳이상 省에 수년간 배치
새 동작 모방… 레이더 포착 안돼”

중국이 자국민 감시용으로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비둘기 형태의 ‘스파이 버드’ 드론. 비둘기 날갯짓을 구현해 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사진 출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중국이 자국민 감시용으로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비둘기 형태의 ‘스파이 버드’ 드론. 비둘기 날갯짓을 구현해 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사진 출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중국이 실제 비둘기처럼 날갯짓을 하며 날아다니는 일명 ‘스파이 버드’ 드론을 개발해 수년간 중국인들을 감시해 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 보도했다. 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시안(西安)시의 서북공업대 연구팀이 개발한 코드명 ‘도브(Dove·비둘기)’라 불리는 이 드론이 30곳 이상의 중국군 및 정부기관, 최소 5곳 이상의 성(省)에 배치됐다”며 “이 감시 드론이 가장 광범위하게 배치된 곳이 이슬람 분리주의 움직임이 있는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지역”이라고 전했다.

이 감시 드론은 일반 드론과 달리 퍼덕거리는 새의 날갯짓을 흉내 내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 새의 동작을 90% 정도 모방해 공중으로 솟아올랐다가 내려가고 회전하는 동작을 자연스럽게 구현한다고 한다. 소음도 매우 적다.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레이더에도 포착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파이 버드를 배치하기 전 연구팀이 약 2000번 시험 비행을 했을 때 비둘기 떼가 스파이 버드를 실제 비둘기로 착각해 함께 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양 떼 위를 날아도 소음이 적어 양들이 거의 의식하지 못했다고 한다.

무게 200g, 날개폭 50cm의 이 감시 드론은 최대 시속 40km의 속도로 최장 30분 동안 비행할 수 있다. 감시용 고해상도 카메라와 위성항법장치(GPS) 안테나, 비행통제 시스템 등을 갖췄다.

미국 독일 네덜란드 등도 새 형태의 드론을 개발했지만 날갯짓을 구현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중국에선 하늘의 비둘기로부터 감시당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는 자조도 나온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드론#비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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