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끼치기 싫어” 암 재발해 농약 마신 男, 아내에 보낸 유서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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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2월 2일 15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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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기자 soojin@donga.com
사진=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기자 soojin@donga.com
암 발병 전력이 있던 남성이 최근 암 재발 사실을 알고 유서를 쓴 뒤 가출했다. 가족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 그는 인적이 드문 곳에서 농약을 마시고 죽으려고 했지만, 경찰이 발견해 목숨을 건졌다.

최근 홍콩 영자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절강성에서 살고 있는 샤(Xia) 씨(남)는 지난달 암이 재발하자 상심해 유서를 남기고 집을 나갔다.

샤 씨는 암이 재발한 자신 때문에 가족이 치료비, 병수발의 부담을 또 져야한다고 생각하자 눈앞이 캄캄해졌다.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2번이나 암에 걸렸던 샤 씨는 같은 암이 또 재발했다는 사실에 절망했다. 샤 씨의 형편은 좋지 않으며, 그는 여러 번의 수술과 항암화학요법(Chemotherapy)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샤 씨는 가족에게 더 이상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이에 샤 씨는 집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자살할 것을 결심하고 아내에게 유서를 남겼다.

유서에는 “나는 사는 게 고통스러워. 당신이 내게 잘 해주지 않아서 가출하는 게 아니야. 오히려 내게 너무 잘 해주기 때문에 집을 나가는 거야. 내가 죽은 후 당신은 건강하고 사려 깊은 남자와 재혼하길. 당신을 축복해”라는 내용의 글이 적혀 있었다. 또한 샤 씨는 자신의 아들과 친척에게도 유서를 남겼다.

그의 아내 지아오(Jiao) 씨가 유서를 봤을 때 샤 씨는 이미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지아오 씨는 경찰에 신고해 해당 사실을 알렸다. 이후 경찰과 소방대, 마을 사람들까지 샤 씨를 찾아 나섰다. 이들은 “샤 씨가 저수지 쪽으로 갔다”라는 마을 주민의 진술을 듣고 인근 저수지와 광산에서 집중적으로 수색 작업을 벌였다.

몇 시간 후 경찰 수색팀은 광산에 있는 작은 동굴에서 샤 씨를 발견했다. 샤 씨는 자살하기 위해 농약을 마신 상태였지만, 아직 의식이 있었다. 경찰과 함께 샤 씨를 찾아다닌 지아오 씨는 남편을 안고 눈물을 흘렸다.

경찰은 샤 씨를 병원에 데려갔으며, 그는 위세척을 받았다. 이후 회복해 귀가했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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