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국왕 “요구사항 논의하겠다”
사우디 왕세자와 단교후 첫 통화
언론보도과정 싸고 충돌 “대화중단”
카타르 단교 사태의 핵심 당사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가 3개월 만에 접촉했지만 언론 보도 과정에서 자존심 싸움을 벌이면서 곧바로 대화의 문을 닫아걸었다.
8일 BBC와 사우디 국영 SPA통신에 따르면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은 이날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사우디 외 3개국이 작성한 요구사항에 대해 논의할 의사가 있다”며 “모든 사람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이 직접 접촉한 것은 6월 5일 사우디 등 아랍권 4개국이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한 뒤 처음이다.
당시 사우디와 바레인,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카타르가 테러조직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국교 단절을 선언했다. 카타르는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교착상태는 3개월 이상 계속되고 있다.
양국 간 통화 직후 SPA통신은 “이날 통화가 단교 사태에 돌파구가 될 것”이라며 “사우디가 바레인, 이집트, UAE와 합의한 후 세부사항이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얼마 후 SPA통신은 외교부 성명을 인용해 “모든 대화가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카타르 언론이 이들 사이의 통화 내용을 왜곡했다는 것이다.
앞서 카타르 국영통신사 QNA는 “이날 통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이뤄졌다”며 “알사니 국왕은 ‘주권을 침해하지 않는 방법으로 단교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특사 2명을 임명하자’는 사우디 왕세자의 제안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이들의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와 UAE, 카타르 정상과 각각 대화한 이후 진행됐다.
그러나 SPA통신은 9일 “QNA가 통화 사실을 먼저 보도했고, 사우디 왕세자와의 통화를 원한 것은 알사니 국왕이었다는 사실을 왜곡했다”면서 “이 문제에 대한 사우디의 공식 입장이 정해질 때까지 카타르와의 어떤 대화와 소통도 유보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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