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선정 2016 10大 국제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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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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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국내외는 우울한 소식이 줄곧 이어졌다. 두 차례의 북한 핵실험과 개성공단 폐쇄로 남북관계가 얼어붙었고 미세먼지 공습, 최대 규모의 지진, 최악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차례로 터져 나왔다. 하반기에는 현직 대통령이 연루된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져 온 나라를 뒤흔들었다. 유럽 곳곳에서 무자비한 테러가 자행됐고, 중남미에서는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돼 150여만 명이 감염되기도 했다. 국민들은 그나마 나라 밖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들려온 올림픽 승전보에 열광하며 잠시 시름을 잊어야 했다. 동아일보가 선정한 국내외 10대 뉴스를 소개한다. 》


● “아메리카 퍼스트” 트럼프, 백악관 접수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세운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70)가 11월 8일 미국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공직 경험이 하나도 없는 첫 ‘워싱턴 아웃사이더’ 대통령이다. 트럼프는 보호무역주의를 주창하며 제2차 세계대전 후 형성된 글로벌 질서에 격변을 불러오고 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자유무역협정(FTA)의 폐기 또는 재협상을 선언했고, 주한미군 등 해외 주둔 미군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케어(의료보험개혁법)와 기후변화 등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유산이 상당 부분 수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 지카 바이러스 공포… 73개국서 150만명 감염


 이집트숲모기가 전파해 신생아 소두증(小頭症·머리 크기가 비정상적으로 작은 선천성 기형)과 뇌신경 장애를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의 창궐에 따라 중남미 북미 동남아시아 등 73개국에서 150만 명이 감염됐다. 한국에서도 1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월 국제보건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가 11월 해제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브라질에선 신생아 소두증 의심 사례 1만600여 건이 보고됐고, 이 중 확진 판정만 2100건을 넘었다.

● 英, EU 탈퇴 선택… 이탈리아도 카운트다운


 
유럽연합(EU) 내 경제 규모 2위인 영국의 국민들이 국민투표에서 EU 탈퇴(찬성 51.9%)를 선택했다. 브렉시트 이후 총리직에 오른 테리사 메이 총리는 내년 3월부터 EU와 본격적인 탈퇴 협상을 시작한다. 이탈리아에서도 12월 개헌 국민투표 부결로 마테오 렌치 총리가 물러나고 ‘이텍시트’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내년 네덜란드와 프랑스, 독일 총선과 대선에서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정당이 승리하면 EU 붕괴가 곧바로 현실화할 수도 있다.

● IS 추종 ‘외로운 늑대’들, 유럽 곳곳서 테러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이 유럽 곳곳에서 목숨을 건 테러를 감행했다. 3월에는 벨기에 브뤼셀국제공항과 지하철역에서 동시 테러가 발생했다. 7월에는 프랑스 휴양도시 니스에서 대형 트럭으로 사람들에게 돌진하는 테러가 벌어졌다. 독일에서도 7월 뮌헨 테러에 이어 12월 수도 베를린의 크리스마스 마켓 테러가 발생했다. 테러에 대한 불안감은 반(反)난민, 반이민 정서로 확산돼 유럽 전역에서 극우정당 열풍이 불고 있다.

● ‘쿠바 혁명’ 이끈 풍운아 피델 카스트로 타계


 
체 게바라와 함께 쿠바혁명을 이끈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90세의 일기로 11월 25일 타계했다. 1959년 1월 친미독재 풀헨시오 바티스타 정권을 무너뜨린 뒤 2008년 건강 악화로 권좌에서 스스로 물러날 때까지 반세기 동안 반미(反美) 사회주의 독재의 길을 걸었다. 카스트로는 중남미 좌파 진영에서 ‘위대한 혁명가’라는 찬사를 들었지만 서방 국가들은 그를 ‘야만적 독재자’라고 비판해왔다.

● 내전 피해서… 새삶 찾아서… 지구촌 난민 사태


 
6년째 내전 중인 시리아를 떠나 올 한 해 483만7248명이 세계 각지로 흩어졌다. IS가 활개 치는 이라크에선 324만 명이 피란민 신세로 전락했다. 유럽은 지난해 9월 시리아의 세 살배기 꼬마 난민 알란 쿠르디가 터키 해변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이후 잠시 문호를 열었지만 난민들에 의한 테러가 잇따르자 바로 철문을 굳게 닫았다. 새 인생을 찾으려고 고깃배로 지중해를 건너다 익사하는 난민 수는 올해 처음 5000명을 넘어섰다.

● 밥 딜런, 대중가수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 수상


 
“수상자는…밥 딜런입니다.” 음악상이 아니었다. 10월 스웨덴 한림원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발표였다. 듣던 사람들의 귀를 의심케 했다. “지난 5000년을 돌아보면 호머와 사포가 연주를 위한 시적 텍스트를 썼고 밥 딜런도 마찬가지”라는 것이 선정 이유였다. 대중가수가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된 데 대해 “본래 시와 음악은 하나였다”며 “문학의 경계를 확장시킨 일대 사건”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 리우올림픽 열기 후끈… 한국, 4회 연속 톱10


 
지카 바이러스와 불안한 치안에 대한 우려 속에서 처음으로 남미에서 열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8월 5∼21일)이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전 세계 205개국에서 출전한 1만1000여 명의 선수가 28개 종목에서 메달 경쟁을 벌인 리우 올림픽을 통해 육상의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는 3회 대회 연속 3관왕에 올라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를 딴 한국은 8위에 오르며 올림픽 4회 연속 톱10에 자리했다. 

● 러시아, 美대선 해킹 의혹… 新냉전 기류 확산


 
미국 대선에서 러시아가 해킹을 통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퇴임 직전까지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을 조사하겠다”며 벼르고 있고, 러시아 측은 “매우 무례한 발언”이라고 맞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핵 경쟁 모드로 돌아섰다. 트럼프는 푸틴이 핵전력 강화 방침을 천명하자 “핵 경쟁을 해보자. 우리는 모든 면에서 그들(러시아 등 경쟁국)을 능가하고 오래 견딜 것”이라고 선언했다.

● 이란, 37년 만에 국제사회 복귀… 제재 해제


 
 이란이 37년 만에 국제사회로 돌아왔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월 6일 이란에 부과해 온 원유무역과 금융거래 등의 제재 해제 방침을 밝혔다.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이어진 서방의 고강도 제재가 이란의 핵개발 의지를 포기시키며 ‘윈윈’ 협상을 이끌어냈다. 박근혜 대통령도 5월 이란을 국빈방문했다. 당시 정부는 52조 원어치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홍보했지만 7개월이 지난 지금 이행된 건 거의 없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난민#밥딜런#지카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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