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거부권 대신 ‘기권’ 트럼프 일축한 오바마… 유엔안보리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전면중단’ 결의안 채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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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빼고 14개국 찬성해 통과
트럼프 “취임하면 유엔 달라질 것”… 결의안 채택 직후 불쾌감 드러내
백악관 “美 대통령은 아직 오바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자치령 내 정착촌 건설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스라엘은 오랜 동맹국인 미국이 결의안 채택을 막을 수 있는 상임이사국으로서의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기권하자 ‘미국이 뒤통수를 쳤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유엔 안보리는 23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영역인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에 이스라엘이 정착촌을 짓는 행위를 전면 중단해야 한다는 결의안을 찬성 14표, 기권 1표로 채택했다. 이번 결의안에서는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 행위를 명백한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하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관계 회복을 명분으로 내걸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당시 점령한 이 지역에 150곳이 넘는 정착촌을 건설해 왔다. 이 지역 거주민은 팔레스타인 사람이 대다수인 데다 국제법상 이스라엘 국토가 아니지만 사실상 이스라엘이 통제하고 있다.



 미국이 이번 결의안에 기권 표를 던지는 과정에서 ‘현재 권력’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래 권력’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힘겨루기가 벌어졌다. 친(親)이스라엘파인 트럼프는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이 견지해 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로운 공존 정책인 ‘두 국가 해법’에 따라 거부권 행사를 포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결의안 채택 직후 트위터에 “(대통령 취임일인) 1월 20일 이후의 유엔은 달라질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공화당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도 “매우 부끄러운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도 정부가 이번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했어야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을 지지하지 않는 게 역대 모든 미국 정부의 일관된 정책이었다”며 기권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벤 로즈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도 “도의상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며 “내년 1월 20일까지 미국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라고 트럼프 측의 반발을 일축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결의안을 ‘편파적이고 수치스럽다’고 규정했다. 또 한 달 안에 이스라엘의 유엔 대표부 존치 문제와 유엔기구에 내는 이스라엘의 분담금 등 유엔과의 모든 관계를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반면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의 불법 정착촌 건설을 우려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하며 두 국가 해법에 대한 강한 지지를 보여줬다”며 환영했다.

 트럼프 정부의 차기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로 발탁된 데이비드 프리드먼은 “미국은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에 압력을 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당선인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스라엘 달래기에 나섰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오바마#미국#트럼프#유엔안보리#백악관#이스라엘 정착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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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 2016-12-26 05:44:57

    모든 나라는 자국의 이익이 우선이다. 문재인이나 안철수처럼 대한민국보다 북한괴뢰의 눈치만 보는 그런 인간들은 박멸되어져야 한다! 그런데 솔직히 대한민국에 인물이 없다. 그게 문제다. 그럼 할수없이 내가 "한국당"을 새로이 만들거다. 썩은애들 다 몰아내고 헌신하는 정당!

  • 2016-12-26 09:30:46

    조중동 댓글은 꼴/텅들만 쓰나. 시대가 어느때인데 북한타령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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