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시두스보]베일 벗은 초대형 지하철 굴진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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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100m 직경 8.6m 건물 3층 높이
청두서 제작… 12월 말 현장 정식 투입

청두 지하철 18호선 공사를 위해 맞춤 제작한 ‘실드 굴진기’ 1호기가 지난달 10일 하이루이커(海瑞克) 터널설비생산기지에서 정식 출고됐다. 실드 굴진기는 연약 지반에서 진행하는 터널 공사에 사용하는 굴착기다.

이번 실드 굴진기가 주목을 끄는 이유는 크기와 작업 속도 때문이다. 청두지하철건설분회사 장옌(張延) 총경리는 “고속 지하철은 터널 직경을 더 넓혀야 하기 때문에 초대형 실드 굴진기가 필요하다”며 “지하철 18호선에는 직경 8.6m의 실드 굴진기 20대가 투입된다”고 말했다. 일반 실드 굴진기의 직경은 6.25m다.

길이도 100m에 달하고 높이는 3층 건물과 맞먹는다. 이 때문에 실드 굴진기의 본체가 회전하는 모습은 영화 트랜스포머의 로봇을 보는 듯한 시각적 충격을 안겨준다.

이런 거물을 설계한 이유는 18호선의 ‘중국 최고속’이란 타이틀과 관련된다. 톈푸국제공항을 잇는 지하철 18호선은 최고 시속이 140㎞에 이른다. 청두의 다른 지하철은 최고 속도가 시속 80㎞에 그친다. 이 때문에 지하철 18호선의 전력 공급, 터널 설계 단면 등 모든 면에서 더욱 높은 기준이 필요했다.

설계팀은 수차례 연구 논증과 과학실험을 거쳐 18호선을 8.6m의 대직경 실드 굴진기로 터널을 굴착할 것에 대해 결정을 내렸고 최종적으로 내경 7.5m의 터널 단면을 형성하였다.

바뀐 것은 크기뿐만이 아니다. 내부 설계와 작동 원리도 바뀌어야 하는 만큼 전면 재설계를 진행하였다.

이번 실드 굴진기의 판매가격은 7600만 위안(약 129억 원)이다. 지하철 18호선은 본 실드 굴진기 20대를 사용하게 되는 데, 그 중 7대는 이번 기지에서 생산하게 된다. 현재 1대는 출고되었고 나머지 여섯 대는 생산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이달 말부터 실드 굴진기가 현장에 정식 투입된다. 초기단계에는 매달 120m∼150m씩 터널을 뚫는다. 초기 적응 및 최적화 과정을 거치면 한 달에 180m를 뚫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화시두스보 기자 류추펑(劉秋鳳)
#지하철#굴진기#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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