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에 갇힌 ‘세계에서 가장 슬픈 북극곰’…해피엔딩 맞을까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11월 14일 14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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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슬픈 북극곰’이라는 가슴 아픈 별명을 갖고 있는 북극곰 ‘피자’(Pizza)의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까.

14일 중국 인민망, 영국 미러 등 외신은 피자가 잠시 그가 태어났던 중국 남부의 한 해양공원으로 돌아가 부모와 재회하게 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쇼핑몰 측은 피자가 살고 있던 수족관의 개조를 위해 그를 잠시 중국 남부에 위치한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해양공원으로 옮긴다.

피자가 잠시 떠난 동안에 협소하고, 전면 유리로 노출된, 쇼핑센터의 유리 벽 안을 좀 더 나은 환경으로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에 동물보호단체들은 ‘임시’가 아닌 ‘영구적’인 이주가 필요하다며 절반의 환영만을 보이고 있다.

국제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umane Society International·HSI)의 중국 전문가 피터 리는 “피자는 좁고 인공적인, 쇼핑몰의 유리 방에서 고통 받으며 삶을 견뎌왔기 때문에 곰이 그 곳을 벗어난다는 소식이 무척 기쁘다”고 밝혔다.

그러나 “마침내 피자가 부모와 함께 털 위로 쏟아지는 햇살을 느끼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머리 위의 하늘을 볼 수 있게 됐다”면서도 “(수족관을) 얼마나 개선하더라도 쇼핑몰은 북극곰에게 알맞은 장소로 만들 순 없다. 그를 다시 쇼핑몰로 돌려보내는 건 끔찍하고 비정한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베이징캐피털동물보호협회(Beijing Capital Animal Welfare Association·CAWA)의 친시아오나 역시 “피자를 위한 좋은 결정이지만 이 것이 끝은 아니다”라면서 “’임시’로는 충분치 않다. 이제 우린 쇼핑몰이 피자를 영구적으로 다른 곳으로 옮겨 다시는 쇼핑몰 안에서 끔찍한 삶을 살게 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월, 북극곰 피자가 중국 광저우 시의 그랜드뷰 쇼핑센터의 좁은 수족관에 갇혀 쇼핑객들의 구경거리로 고통 받고 있다는 사연이 현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알려진 이래, 피자에 대한 동물보호단체 및 전세계 누리꾼들의 관심이 커졌다.

동물 보호 단체인 애니멀스 아시아(Animals Asia)가 피자의 자유를 위해 제기한 온라인 청원에는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서명을 하기도 했다.

이후 9월에는 피자가 영국 사우스요크셔 주 동커스터 시에 위치한 요크셔 야생 동물 공원으로 이사를 가게 될 예정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지만, 돈을 요구하는 쇼핑몰 측과 “그 돈으로 또 다른 동물을 구입할 우려가 있다”며 거절한 공원 측의 대립으로 무산되며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한 바 있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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