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식당서 소개팅 매너없어”…이케아 상하이점 노인 푸대접 논란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10월 19일 16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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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중국 상하이 지점에 갈 곳 없는 노인들이 몰려들어 시간을 보내자 매장 측이 이들을 제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를 두고 현지에서는 “가혹한 처사” “다른 고객에게 폐를 끼치는 행동에 적절히 대처했다”는 찬반 의견이 맞서고 있다.

18일 영국 BBC에 따르면, 최근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IKEA) 상하이 지점에서는 매장 내 식당에 노인들이 몰려들어 친목을 쌓거나 연애 상대를 찾는 일이 빈번했다. 현지 관계자는 특히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정기적으로 노인들의 ‘친목회’가 열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 중국 관영 CCTV는 매장 내 식당을 찾은 노인들이 커피를 무료로 마실 수 있는 멤버십 카드로 커피를 시켜 놓고 하루 종일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를 보다 못한 이케아 상하이 지점 측은 최근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이들은 매장 식당 입구에 “이제부터 음식을 먼저 주문하고 돈을 낸 분만 자리에 앉을 수 있다”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붙였다. 이케아 측은 안내문을 통해 ‘허가받지 못한 소개팅 무리’라는 표현을 쓰며 이들의 ‘매너 없는 행동’이 다른 고객들의 식사에 방해가 되며 시비와 분란을 일으킨다고 했다.

이케아 상하이 지점의 이 같은 조치는 현지 소셜미디어에서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현지 네티즌 다수는 이케아 측의 결정을 비난했다. 어떤 이는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를 통해 “노인들은 죄가 없다”고 분노했다. 이케아의 조치에 대해 “가혹한 처사”라고 비난하는 이도 있었다. 한 웨이보 이용자는 “그 사람들이 뭘 그렇게 잘못했나, 그들은 그저 외롭고 다시 일하기를 바라는 노인들이다. 이케아는 이를 공감하고, 최소한 노인들을 동정해야 한다”고 했다.

추 씨(86)는 중국 글로벌타임스에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점도 찾아가보지만, 내 또래 사람들은 거의 없다”며 “우리 노인들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외계인이 된 기분이다. 만약 상하이에 노인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가 있다면, 어디가 됐든 찾아가 돈을 두 배로 내겠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케아 측의 판단을 지지하는 이들도 있다. 매장 측이 다른 고객에게 폐를 끼치는 행동에 적절하게 대처했다는 것이다. “매장 측 행동을 지지한다”는 한 웨이보 이용자는 “이케아 매장 안 가구 디스플레이에서 자고 있는 사람을 찍은 사진이 올라오면 얼마나 개탄스러운지 모른다. 참을 수가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이는 “노인들의 행동을 미화하려는 이들은 부탁이니 매장이 돈을 지불한 고객들의 이익을 지켜주기 위한 공간이라는 것도 고려해주길 바란다. 매장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다른 이들을 기다리게 만드는 건 옳지 못한 행동”이라고 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사회적 부담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60세 이상 노인인구는 2억 20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6.1%에 달하며 독거노인 인구는 1억 명에 육박한다. 최근 중국신문망은 2050년에는 근로계층 1.5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게 되면서 사회적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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