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제한 표지판 든 ‘상반신 누드女’, 교통사고 다발지역에 등장…효과는?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9월 6일 16시 43분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과속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다발지역에 속도제한 표지판을 든 반라의 여성들이 서있다면 사고 건수가 줄어들까? 늘어날까?

러시아에서 상반신을 드러낸 미녀들을 내세운 별난 도로교통안전 캠페인이 등장해 화제다.

5일(현지시간) 영국 미러, 데일리메일 등은 최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세베르니 지역에서 도로교통안전 캠페인 단체인 아브토드리제니아(Avtodrizhenia)가 차량 운전자들의 감속을 유도하기 위해 벌인 독특한 실험을 소개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검은색 속옷 하의에 롱부츠만 걸친 여성 2명이 도로변에 서서 시속 40km, 60km라고 적힌 속도제한 표지판을 머리 위로 높이 들어 올린다. 이 곳은 건널목 표지판만 있을 뿐 신호등이 따로 없어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곳이다.

실험에 참여한 여성 모델은 “대부분의 운전자가 마을 건널목을 지나갈 때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 도로변에 속도제한 표지판이 있는데도 말이다. 그래서 우린 이를 지키도록 만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실험은 확실히 운전자들의 감속을 유도하는데 효과가 있었다. 아브토드리제니아 측은 “과속 운전자 중 상당수는 남성인데, 이들은 도로변의 여성들을 보기 위해 속도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한 남성 운전자는 “굉장히 놀랍다. 도로변에서 이런 걸 더 보고 싶다. (평소엔 안 그랬는데)이번엔 속도제한 표지판을 봤다. 다른 운전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보행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고령의 보행자들은 “그동안 횡단보도를 건널 때마다 목숨을 건 모험이었다”며 이 캠페인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 고령의 여성 보행자는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우릴 건너게 해주지 않고 총알처럼 지나간다. 심지어 ‘왜 여기서 걸어 다니느냐?’라고 소리를 지르는 운전자들도 있다. 이게 말이 되는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운전자들이나 보행자들이 반라 여성들에게 시선을 뺏겨 오히려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주장도 적지 않았다. 이에 대해 단체 측은 운전자들이 이로 인해 집중력을 잃어 사고가 난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아브토드리제니아는 앞서 2013년에도 이 지역에서 같은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에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단체 측은 러시아에서 한해 3만 명에 달하는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줄이기 위해 이 같은 캠페인을 다시 진행했다고 전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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