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과거 파헤쳐라”… WP ‘검증취재팀’ 가동

  • 동아일보

‘워터게이트’ 특종 우드워드 지휘… 기자 20명 투입, 부동산 집중추적

워싱턴포스트(WP)가 공화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70)의 ‘과거’를 낱낱이 파헤치기 위해 특별팀을 꾸리고 기자 20명을 투입했다.

‘트럼프과거검증팀’으로 불리는 이 조직은 1972년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했던 WP의 밥 우드워드 대기자(73·사진)가 지휘한다. 트럼프가 어떤 인물인지 유권자들에게 정확하게 알려 그의 당선을 막겠다는 것이다. WP는 여러 차례 사설을 통해 ‘트럼프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비판해 왔다.

우드워드 대기자는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전국부동산협회(NAR) 행사에서 “우리는 트럼프에 대해 아직 잘 모른다”며 “WP는 기자 20명을 투입해 트럼프의 인생 전체를 검증하는 기사와 책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가 사업을 벌여 온) 뉴욕의 부동산 시장은 중앙정보국(CIA)보다 복잡한 세계”라며 “트럼프의 뉴욕 부동산 사업 취재를 이미 시작했다”고 말했다.

WP가 트럼프에 대한 과거 검증 작업에 착수한 것은 이 신문을 2013년 인수한 제프 베저스 아마존닷컴 최고경영자(CEO)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에 거액을 기부해 온 베저스는 트럼프와 악연이 있다. 트럼프는 지난해 12월 베저스와 공개적으로 논쟁을 벌였다. WP의 비판 보도가 이어지자 트럼프가 트위터에 “베저스가 WP를 인수해 아마존의 세금피난처로 활용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베저스는 트위터에 자신이 설립한 우주항공 회사의 로켓 사진을 올리며 “우리는 트럼프를 위해 우주선 자리를 예약해 둘 것”이라는 메시지로 응수했다. 트럼프를 지구 밖으로 쫓아버리겠다는 뜻이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가 법인세를 35%에서 15%로 줄이겠다고 공약했지만 사업 현장에선 트럼프가 정작 악명 높은 기업인으로 소문나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중소기업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는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하면서 하청업체들에 공사 대금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고 비용을 깎는 경우가 허다했다는 것이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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